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가 29일부터 새 운영규정을 시행한다. 새로 마련된 규정에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규정된 허위·조작정보를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심의규정을 명문화해 ‘정치 심의’가 이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포함됐다.
21일 방미심위는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위원회 기본 규칙을 비롯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광고심의에 관한 규정, 정보통신심의에 관한 규정 등 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제정안은 관보 게재를 거쳐 29일부터 시행된다. 방미심위는 출범 이후 운영 및 심의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전신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규정을 준용해 운영해 왔다.
이날 의결된 심의규정 제정안은 심의가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이 포함됐다. 우선 정보통신심의규정 제정안에는 허위조작정보 심의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제정안은 망법 제 44조의7제1항에 따른 ‘불법정보’와 같은 조 제2항에 별도 규정한 ‘허위조작정보’를 구분하고, 제2항에 해당하는 “허위정보 및 조작정보는 심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했다.
개정 정보통신망법(망법) 시행 전부터 방미심위가 허위조작정보를 판단하는 ‘검열기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던 만큼, 심의 범위를 명문화해 자의적인 법 해석에 따른 심의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망법 제44조의7제2항은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이거나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를 허위조작정보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제22조는 방미심위가 “망법 제44조의7에 따른 사항을 심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인 조항을 명시하지 않아 방미심위의 해석에 따라 제1항의 ‘불법정보’뿐 아니라 제2항의 ‘허위조작정보’까지 심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통신심의의 대상이 되는 ‘사회혼란 야기’ 정보 역시 구체화됐다. 기존 방심위 통신심의규정 제8조에는 방심위가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심의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윤석열 정부 당시 방심위는 이 조항을 대통령 풍자 콘텐츠를 차단·삭제하는 데 활용해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제정안에선 사회적 혼란의 범위를 “감염병, 재난, 전시, 사변 등에 대해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및 공익을 명백히 침해하거나 침해할 우려가 있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사회 질서를 저해하는 내용”으로 한정했다.
방송법에 규정된 방송프로그램 보존 기간(6개월)을 넘겨 심의가 이뤄져 ‘고무줄 심의’ 논란이 일었던 방송심의규정을 명문화하기 위한 조치도 이뤄졌다. 제정안에 따르면 방미심위는 프로그램 보존기간이 지난 프로그램은 심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이 기간 내에 ‘심의가 신청되거나 안건으로 상정된 경우’ 또는 ‘허위·왜곡 방송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심의할 수 있다.
방미심위는 향후 일정 기간이 지난 방송은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날 방송심의규정 제정안 의결에 앞서 방미심위 사무처 관계자는 “피규제자(방송사)의 법적 안정성을 위해 제재 처분의 제척 기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추가 의견이 제시됐다”면서 “(규정) 제정 과정에서 주신 여러 의견들에 대해서 사무처는 제정 이후에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의결된 제정안에는 심의 당사자의 의견진술 준비기간을 7일에서 10일로 확대하고, 통신심의에서 의결한 시정요구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연장하는 내용 등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