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예상 적자폭 400억대→100억대 낮춘 KBS… "안심 못해"

분기마다 달라지는 연간 수지 전망… 적자 전망은 유지, 폭은 줄어
박장범 사장 "수신료 받으니 위기감 없어… 위기관리시스템 돌입"

4억원 흑자→467억원 적자→100억원대 적자

KBS의 연간 수지 전망이 반년 사이 이렇게 달라졌다. 1분기 만에 흑자에서 적자 전망으로 바뀐 데 이어 적자 규모도 큰 차이를 나타냈다.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KBS 제공

KBS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1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며 “본사는 물론 계열사도 위기관리 시스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00억원대 적자를 냈던 KBS는 올해 예산안을 편성하며 4억원의 흑자를 전망했다. 그러나 약 1분기만인 4월 말, 연간 수지를 467억원 적자로 전망하며 5월부터 예산 긴축에 돌입했다. 당시 긴축 규모는 제작비 약 130억원으로, 정규·특집 투자준비금과 스포츠 중계 제작비 등이 절감 대상이 됐다.

제작비 긴축 효과일까. 2분기를 지나며 KBS의 올 연간 수지 전망은 400억원대 적자에서 100억원대 적자로 크게 개선됐다. 재정 긴축에 6월 월드컵 효과가 더해졌을 수 있다. KBS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을 JTBC로부터 140억원에 구매했는데, 대한민국 대표팀의 조별 리그 3경기만으로 중계권료 이상의 광고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 효과는 유튜브에서도 이어져 KBS스포츠 유튜브 채널인 ‘올스’의 6월 한 달 조회수가 1억4000만회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가 줄었다고 안심할 순 없다. 재정 긴축만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고, 월드컵은 20일(한국 시각) 막을 내린다. KBS에 따르면 박장범 사장은 14일 열린 3분기 계열사 협력 회의에서 “올해 적자 폭이 지난해에 비해 줄었지만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 사장은 특히 “최근 미디어 환경 변화로 방송 업계 전체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수신료라는 재원을 거의 독점적으로 쓰는 환경이어서인지 위기감이 전혀 없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방송 업계의 어려움을 이날 회의에서 언급한 건 최근 벌어진 JTBC 채무불이행 사태 때문으로 보인다. JTBC 사태를 직간접적으로 언급하며 내부 구성원들에게 위기감을 환기하는 건 최근 미디어 업계 전반에서 흔한 풍경이다. 앞서 방문신 SBS 사장도 2일 ‘하반기 CEO 메시지’를 통해 “최근 한 방송사 사태를 계기로 ‘생존’이라는 말의 무게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무겁게 느껴진다”며 올 하반기 최대 화두를 생존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한편 KBS는 위기관리 시스템 돌입에 따라 전사적인 ‘재무위험관리’를 통해 예산 긴축과 수익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사장은 이날 인공지능(AI) 혁신을 통해 충분히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최근 자체 개발한 독자 AI 모델인 ‘카이로스’의 적극적인 활용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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