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제429회 이달의 기자상] 명종원 서울신문 기자 /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명종원 서울신문 기자.

성착취는 한 아이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갑니다.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엮는 건 조심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가해자보다 자신을 탓하고 있었습니다. 삶을 포기하려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취재를 이어갔습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범죄임에도 가해자의 절반은 집행유예로 풀려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선 안 됐습니다.


온라인 그루밍과 성착취 범죄의 심각성을 알려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피해자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너희들 잘못이 아니라고.


피해자와 피해를 당한 자녀를 둔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그들이 말을 꺼낼 수 있었던 건 전국 각지에서 아이들 곁을 지키는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 활동가들이 먼저 손을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들을 돕는 이들, 제도 개선을 위해 힘쓰는 전문가들의 도움도 컸습니다.


보도 이후 성평등가족부는 지원센터 인력 확충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방지 대책과 피해 지원 강화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교육감 당선인들도 관련 대책 마련을 약속했습니다.


서연이 그 남자의 차에 탔을 때, 룸미러에는 갓난아기 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서연은 그걸 한참 뒤에야 알아챘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의 스마트폰 화면 앞으로 다시는 그런 메시지가 도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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