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 비상계엄 특보에 보수패널만 출연 논란

계엄 다음 날, 구성원 반발 속 강행
보수패널 직함서 '국민의힘' 빼기도
보도국장 "중도 위주로 꾸려본 것"

연합뉴스TV가 ‘12·3 비상계엄’ 다음날인 12월4일 국민의힘 성향의 보수 쪽 패널만 출연시켜 뉴스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 구성원들이 최소한 기계적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보수 성향 패널 직함도 평소와 다르게 변호사 등으로 표시됐다.


지난해 12월4일 방송된 연합뉴스TV 비상계엄 뉴스특보는 기자와 패널이 1명씩 출연해 비상계엄 선포 배경, 비상계엄 후폭풍 등을 다뤘다. 이날 온종일 연합뉴스TV엔 보수 성향 평론가만 나왔다. 윤기찬 국민의힘 법률위 부위원장, 윤주진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 최수영·이종근 시사평론가, 박상규 정치평론가 등 보도전문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에서 국민의힘 성향으로 분류하는 패널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튿날인 12월4일 연합뉴스TV는 기자와 패널이 1명씩 출연해 뉴스특보를 진행했다. 이날 출연한 패널 모두 국민의힘 성향의 보수 쪽이었다. 국민의힘 법률위 부위원장은 변호사,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은 대표로 표시됐다.

연합뉴스TV는 이날 방송에 출연한 패널을 소개하면서 윤기찬 국민의힘 법률위 부위원장은 ‘변호사’로, 윤주진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은 ‘퍼블리커스 대표’로 불렀다. 평소 이들이 출연할 때 달린 ‘국민의힘 법률위 부위원장’,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 타이틀은 소개 자막에서 빠졌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보수 패널만 출연시킨 편성은 이례적이다. 연합뉴스TV에서 근무한 한 기자는 “뉴스채널은 정치이슈를 다룰 때 무조건 양쪽을 다 불러야 하고, 한쪽만 섭외되면 아예 출연 안 시키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보도채널에 정통한 또 다른 기자는 “그분들 모두 국힘 쪽 패널로 봐야 하는데, 그런 패널 구성은 보도채널에서 일반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튿날인 12월4일 연합뉴스TV는 기자와 패널이 1명씩 출연해 뉴스특보를 진행했다. 이날 출연한 패널 모두 국민의힘 성향의 보수 쪽이었다. 국민의힘 법률위 부위원장은 변호사,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은 대표로 표시됐다.

특히 12월3일 자정 무렵과 12월4일 새벽에 보수와 진보 패널 1명씩 모두 2팀이 연합뉴스TV 보도국에 도착했으나 출연이 취소됐고, 고정 출연하는 진보 성향 패널은 12월4일 방송에서 빠졌다. 제작진이 그날 오전과 오후 보수·진보 패널 1명씩 모두 2팀을 섭외했으나 당일 아침 취소되고 보수 쪽 패널로 채워졌다.


최소한 여야 균형을 맞추는 패널 구성 원칙이 비상계엄 특보방송에서 허물어진 것이다. 연합뉴스TV 한 관계자는 “기계적 균형을 포기하고 어느 한쪽만 출연한 경우는 없었다”면서 “보수 성향 패널만 출연하면 문제가 커진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윗선에서 강행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TV엔 패널추천위원회가 있지만, 패널 섭외와 선정은 사실상 보도국장이 총괄하고 보도본부장이 승인한다. 한정된 패널 풀에서 진보와 야당 성향을 제외하면 사실상 보수와 여당 성향 패널만 남는데, 보수 쪽 평론가를 출연시킨 배경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온다.


현영복 연합뉴스TV 보도국장은 “12월4일 방송은 기자가 출연해서 팩트 위주로 전달하고 여야는 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며 “최소한 중도 쪽으로 가까운 변호사, 정치평론가, 시사평론가 위주로 (패널을) 꾸렸다”고 했다. 이어 “12월3일 늦은 밤과 4일 새벽 사이에 여야 2팀이 있었지만 여야 싸움이 붙으면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줄 것 같아 기자만 출연시켰다”고 덧붙였다.


신지홍 연합뉴스TV 보도본부장은 “기자를 내세워서 팩트를 얘기하게 하고 가급적 변호사들, 특히 헌법학자들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며 “이번 사안을 초창기에 내란으로 규정한 헌법학회장 출신 교수를 이틀이나 사흘에 걸쳐 전화 연결을 했다고 기억한다. 특별히 어떤 쪽을 써서 어느 쪽으로 몰고 가려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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