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본부장 임명동의 투표 부결로 진통을 겪었던 SBS가 20일 새 보도본부장을 정식 임명하고 보도국장 등 주요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SBS는 이날 오후 ‘SBS 미디어그룹 인사’ 보도자료를 내고 양윤석 보도본부장(전무이사), 김동호 경영본부장(이사)을 23일자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양윤석 신임 보도본부장은 앞서 10~12일 진행된 임명동의 투표에서 보도본부 구성원의 77.54% 참여로 임명동의를 받았다.
양 본부장은 1991년 SBS 공채 1기로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등을 두루 거쳤으며, 문화과학부장, 보도국장, 정책팀장 등을 역임하고 2020년부터 SBS 지주회사인 TY홀딩스에서 미디어정책 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올 초까지 태영건설 워크아웃 당시 채권단 설명회, 대언론 메시지 관리 등을 담당하다 5월 SBS 경영위원인 정책실장으로 복귀했으며 6월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양 본부장에 앞서 보도본부장 지명을 받고 낙마했던 최대식 보도국장은 이번 인사에서 경영본부 소속 정책국장에 임명됐다. 최 국장은 11월26~28일 진행된 임명동의 투표에서 재적의원 과반의 반대로 보도본부장 직행이 좌절된 바 있다. 보도국장 재임 기간 두드러진 SBS 뉴스 경쟁력 하락을 비롯해 소통 부족, 지주회사에 종속된 의사결정 구조 등 조직 전반에 쌓인 ‘조용한 분노’가 만들어낸 결과로 해석됐다.
이런 상황에서 보도국은 물론 SBS를 한동안 떠나 있던 양윤석 본부장이 임명동의를 통과한 건 단지 신망이 두텁거나 인물평이 더 좋아서라고 볼 수만은 없다. 앞서 최대식 본부장 지명자 임명동의 때에도 찬성표 중엔 ‘더 안 좋은 분이 올 수도 있다’, ‘플랜B가 보이지 않는다’는 회의적, 체념적 의견이 반영된 거란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양윤석 본부장은 2016년 8월 보도국장에 임명됐으나, 이후 터진 국정농단 사태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내부 비판 속에 100여일 만에 교체된 전력이 있다. 그때와 비슷하게 SBS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대통령 부부 관련 의혹에 적극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안팎에서 들어야 했고, 이는 뉴스 시청률과 디지털 조회수 등 경쟁력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8년 만에 대통령 탄핵 정국이 다시 펼쳐진 상황에서 보도본부를 총괄하게 된 양 본부장이 이번만큼은 빠르게 SBS 경쟁력 회복에 성공해내야 하는 것이다.
SBS는 이날 보도본부장 임명과 함께 김우식 정치부장을 보도국장에 임명하는 등 주요 보직 인사도 단행했다. 여기엔 선거기획팀장 인사도 포함됐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것에 대비, ‘장미 대선’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보도본부에 보도특임국을 신설, 그 아래 SBS 포럼 등을 담당하는 미래부와 보도IMC팀을 둔 것도 눈에 띈다. 지난 6일 제작본부 인사에도 포함된 IMC팀은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팀이다.
SBS 보도본부는 “보도국은 본연의 저널리즘을 구현하고, 보도특임국은 저널리즘을 통한 지식 기반의 콘텐츠 공급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데, 데일리 뉴스 중심의 조직과 다른 차원에서 SBS 뉴스의 비전을 뉴스 소비자에게 알리는 방안을 찾아 실천에 옮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설된 보도IMC팀에 대해선 “디지털 콘텐츠 등 보도부문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직”이라며 “디지털을 중심으로 SBS 보도부문이 성과를 내고 있는 지식콘텐츠 분야의 파트너십 강화와 내외부 협업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추가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일 제작본부와 편성·사업본부에 이어 이날 보도본부 인사가 마무리되며 SBS 조직은 4본부 1부본 9국 1총괄 52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