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피드는 뉴스일까?

[언론 다시보기] 송해엽 군산대 교수

송해엽 군산대 교수

어린 시절 할아버지는 저녁 9시 뉴스 마지막 일기 예보가 끝나면 텔레비전을 끄고 주무셨다. 할아버지 옆에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던 나에게 뉴스란 하루를 정리하고 저녁 시간에 텔레비전을 통해 보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도 어린 시절의 나처럼 뉴스를 보는 사람이 있겠지만, 오늘날 뉴스를 이용하는 방식은 훨씬 다양해지고 있다. 작년 말 퓨리서치 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을 통해 뉴스를 본다고 응답한 사람이 16%였다. 페이스북(30%)이나 유튜브(26%)에 비하면 낮은 비율이지만, 어떤 사람은 ‘인스타그램은 사진이나 보는 서비스인데 어떻게 저기에서 뉴스를 본다고 답했을까?’라고 생각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편리함 때문이다. 퓨리서치 조사에서 응답자 중 20%는 편리함 때문에 소셜 미디어에서 뉴스를 본다고 답했다. 반면 부정확하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 뉴스를 싫어한다고 답한 사람도 많았다. 이를 보면 이용자가 아무것도 모르고 뉴스를 소비한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사람들의 구체적인 이용 방식을 살펴보면 이용자는 목적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뉴스를 이용할지 고민한다. 예를 들면, 사건에 관한 기본적인 사실이나 진행 중인 사건에 관한 최신 정보를 보는 경우 기존 뉴스 미디어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이슈에 관한 의견을 구할 때는 소셜 미디어를 선호했다.


이용자가 좁은 의미의 뉴스라는 전통적인 틀을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다른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발표된 “인스타그램 뉴스에 관한 젊은 층의 인식”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 뉴스를 거의 소비하지 않는 사람도 사실성, 중립성, 공정성과 같은 전통적인 뉴스의 정의를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일부 이용자는 인스타그램 뉴스가 전통적인 저널리즘 가치에 부합하지 않다고 말하며 인스타그램 콘텐츠 대부분을 뉴스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아마도 이러한 이용자는 기존 정형화된 포맷을 갖추지 않았다면 뉴스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전통주의자일 것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뉴스를 새롭게 정의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뉴스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이용자이다. 일부 이용자는 기존 뉴스와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보는 뉴스 사이에 격차가 있다고 느꼈으며, 이러한 인식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새롭게 뉴스 범주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인스타그램 뉴스는 ‘소셜 뉴스’나 ‘논쟁의 여지가 있는 뉴스’로 분류했으며, 기존 미디어 뉴스는 ‘최신 뉴스’나 ‘속보’라고 받아들였다. 뉴스의 정의가 모호해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결과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소셜 미디어 이용자는 친구나 크리에이터의 새로운 소식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일상적인 정치 이야기도 뉴스라고 불렀다.


소셜 미디어에서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는 뉴스와 다른 형태의 정보 사이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모호함은 새롭고 혁신적인 목소리를 뉴스 생태계에 유입시켰지만, 이에 따라 뉴스의 개념을 흔들고 있다. 연구 결과는 저널리즘에서 이야기하던 많은 가치가 변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예를 들면, 저널리즘에서 말하는 뉴스 가치는 관련성이 높고 근접성이 있는 주제이다. 하지만 젊은 층에게 관련성이란 공적인 주제보다는 개인적이고 사적이라는 인식이 높았고, 근접성의 경우 지리적인 근접성이 아닌 정서적으로 가깝게 느끼는 정도로 받아들였다. 즉, 개인적인 주제라도 나와 관련이 있는 주제가 뉴스이고, 멀리 떨어진 미국의 셀러브리티라고 해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소식이 뉴스이다.


흔들리는 뉴스의 정의를 두고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저널리즘의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며 이러한 방식의 뉴스 이용을 부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통에 머무르려고 하는 사람을 제외한 다수의 이용자는 전통적인 뉴스다움이란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소셜 미디어에서 접하는 ‘뉴스처럼 느껴지는 것’에 맞추어 뉴스의 정의를 확장하고 있다. 기준이 없고 변화하는 시기에는 혼란을 느끼기 마련이다. 내가 작성하는 뉴스, 조직에서 다루어야 하는 뉴스의 핵심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고민해보아야 할 시기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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