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는 그대여, "어여 어여 쏘댕기자"

'두근두근 해외여행' 펴낸 경향신문 임소정 기자



   
 
  ▲ 경향신문 임소정 기자  
 
26개국 여행 산경험 담아 “여행은 누구에게나 평등”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그런데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해외여행을 꿈‘만’ 꾸고 있을 이들에게 돌직구가 날아든다. “빚내서 산 아파트, 머리에 이고 살 겁니까? 명품백 포기하면 ‘방,콕’ 대신 ‘방콕여행’이 눈앞에 있다고요!”

임소정 경향신문 기자의 ‘두근두근 해외여행’을 읽다보면 당장이라도 여행 짐을 싸야 할 것만 같다. 한 달에 10만원씩 1년만 모아도 풍족한 해외여행을 할 수 있고, 2박3일만으로도 알짜배기 해외여행이 가능하다는데 솔깃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게다가 여행계획 짜는 방법부터 추천 일정표, 예상 경비에 친절한 여행코칭까지 곁들여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 책은 자타공인 ‘여행정보의 달인’으로 통하는 임 기자가 십 수 년간 축적해온 여행 노하우를 집약한 일종의 ‘여행 족보’다. 1주일 여행을 위해 한 달을 준비하는 꼼꼼함과 여행전후의 과정을 블로그에 촘촘히 기록해온 성실함이 이번 책을 만들었다. 여느 여행 책들이 알려주지 않는, 이를테면 미국에서 옥수수구이가 맛있다는 사실이나 겨울에 여름나라로 여행 갈 때 공항에 외투를 맡기는 방법, 해외 신용카드 결제액과 실제 청구액의 차이 등에 대한 설명까지 깨알 같은 정보가 가득하다.

임 기자의 첫 해외여행은 90년대 말, 대학 4학년 때였다. 한창 유럽 배낭여행 붐이 일던 시기였다. 2001년 경향신문에 입사한 뒤엔 매년 두 세 차례씩 외국에 나가 지금까지 총 26개국을 돌았다. 휴가 때마다 악착같이 해외로 ‘쏘댕’기는 탓에 ‘쏘댕기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렇다고 돈이 많은 건 아니다. 남들이 집 산다고, 차 바꾼다고 모으는 돈을 여행에 투자할 뿐이다. “벌이나 수준과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과 가장 차이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게 여행이잖아요. 내 발로 다니면서 볼 수 있는 건 평등하니까요.”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건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일상의 소중함이 크다. “갑갑한 일상은 내게 여행할 의지와 비용을 주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어라 떠났다가 죽어라 돌아온다”.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 일주를 떠나는 것에 대해 고개를 젓는 이유다. 그는 “여행이 일상이 되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 가을, 덜컥 여행 담당 기자를 맡았다. “좋아하는 여행이 일이 되니 스트레스가 되네요. 일로써의 여행은 목적부터 방법까지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무엇을 써야 할지, 독자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서 여행을 떠나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책으로, 기사로, 독자들에게 “어여어여 쏘댕기자”고 부추기는 임 기자. 아직도 망설이고 있을 이들에게 한 마디 건넨다. “늦은 때라는 건 없지만, 일찍 가면 더 좋은 것 같아요. 여행에도 체력이 중요하잖아요? 처음이 어렵지, 두세 번만 떠나보면 맛을 알게 되실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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