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제3노조 탄생 '우려'와 '관망'
김세의 기자 외 3명…노동부, 복수노조 설립 인가
양성희 기자 yang@journalist.or.kr | 입력
2013.02.20 16:04:27
MBC 제3노조 출범을 앞두고 안팎에서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기존인력과 시용·경력인력 간 갈등의 골이 깊은 상황, 얼마 전 뽑힌 20명의 경력기자들이 부서배치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만들어진 만큼 MBC 구성원들이 둘로 갈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퍼진 가운데 “제3노조의 규모와 영향력이 막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시각이 아직까지는 더 우세하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와 공정방송노조에 이어 탄생될 제3노조는 지난 14일 고용노동부로부터 복수노조 설립 인가를 받았다. 현재 조합원은 대표 신고자인 김세의 기자를 포함해 3명이다. 지난해 파업기간 중 경력기자로 입사한 부산MBC 출신 박상규 기자와 파업 도중 노조를 탈퇴했던 최대현 아나운서가 뜻을 모았다.
김세의 기자는 새로운 노조를 만들게 된 취지에 대해 “아직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노조의 기본 설립 취지는 구성원의 생존권과 복지를 위한 것 아니겠느냐. 소외된 구성원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기자는 또 “노조는 창구 역할을 하는데 그 창구가 꼭 하나일 필요는 없다. 강경도 있고 온건도 있으며 노선을 투쟁으로 할 수도, 대화로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파업기간 중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시용직을 위주로 세를 불리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예측에 대해선 “그런 의도는 없다”고 일축했다.
제3노조 출범 소식을 접한 MBC 구성원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한 기자는 “제3노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소문은 워낙 많았다”면서 “다만 시기적으로 어떤 의도가 있을 것이란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대규모 경력사원들이 투입되기 직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3노조의 지속력이나 영향력에 대해서는 상반된 전망이 나왔다. 한 기자는 “지난 2007년 출범한 공정방송노조의 경우도 탄생 시점에선 갖가지 예측이 나왔지만 활동이 미미하다”고 했다. 또 다른 기자는 “공방노는 부장급 이상 간부 중심이어서 그렇고 제3노조는 생산활동과 직접 연관된 사람들 위주라서 일정 수준 이상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MBC 안팎에서 ‘노노갈등’이 촉발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있는 가운데 언론노조 MBC본부(MBC 노조)는 별다른 우려를 전하지 않았다. 이성주 위원장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자유로이 노조를 조직하고 가입할 수 있다고 명시된 만큼 원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제3노조가 만들어지기 이전 사측과 의견조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은 “내가 알기로 그런 사실은 없다”면서 “기존 노조든 새 노조든 모두 MBC 구성원인 만큼 사측 관계자와 만날 수 있고 노조 결성에 대해 이야기가 오갔을 수는 있지만 그것을 두고 사전 접촉이 있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3노조는 현재 조합원을 모집하는 단계다. 김세의 기자는 “급하게 규모를 키울 계획은 없다. 기존 노조와는 동반자적 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