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사건 방송보도 분석]MBC, 검찰수사 미진 집중조명..

SBS, 적극 검증 보도 적어

김경준씨가 귀국한 지난달 16일부터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5일까지 지상파 방송 3사의 저녁 종합뉴스 BBK 보도를 살펴본 결과 MBC는 적극적으로 이명박 후보의 의혹을 제기했으며 KBS는 사실 전달에 주력했고, SBS는 두 방송사에 비해서 다소 소극적인 면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일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날 3사의 보도는 조금씩 차이가 났다.
검찰 수사가 풀지 못한 의혹을 MBC는 ‘도곡동 땅, 다스 둘러싼 의문점’ ‘BBK 명함+언론인터뷰 의문점’으로 나눠 지적했다. △다스에 입금된 도곡동 땅 매각자금 중 7억9천만원과 이상은씨의 회삿돈 10억원 △이명박 후보가 사용했다는 BBK 명함 △김백준씨 수사 미진 △홍종국 다인벤처스 대표의 진술 번복 등 세세히 보도했다. ‘김경준 측 반응-변호인+에리카 김’에서는 김경준씨를 면회한 이회창 후보 측 김경술 단장의 발언과 에리카 김 등 김씨 가족들의 반응을 전했다.

KBS는 주로 검찰 수사 발표 내용을 스트레이트로 다루면서 ‘검찰 발표 의문점 없나’는 3분20초짜리 해설 리포트에서 검찰 수사의 미진한 면을 다뤘다. KBS는 도곡동 매각자금 외에도 김경준씨의 주가조작 동기, 이면계약서에 등장하는 AM파파스 부분, 영문계약서의 이 후보 서명 등도 추가로 의혹을 제기했다.

SBS는 2분8초 분량의 ‘부족한 3%, 검찰이 아직 풀지못한 의혹들은?’에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짚기는 했으나 다른 방송사에서도 공통으로 지적한 7억9천만원의 규명 문제만 주로 다뤘으며 명함, 언론인터뷰 의혹을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다. ‘김경준을 무너뜨린 검찰의 꼼짝 못할 증거들’ ‘김경준 “나는 장사꾼”…먼저 ‘감형 협상’ 제안’ 등 김씨의 범죄에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였다.

김씨를 다룬 MBC와 SBS의 보도 역시 달랐다. MBC는 5일 9번째로 내보낸 ‘왜 자진귀국해 쉽게 말 바꿨나?’에서 “그의 진술 번복이 재판 과정에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SBS는 6일 6번째 리포트 ‘버티던 김경준, 돌연 한국행’에서 가족들의 생계 등 돈 문제로 한국행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등 개인적인 문제를 주로 들었다.

KBS는 김경준씨가 귀국한 첫날을 비롯해 다양한 해설 리포트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으며 양적으로 집중했다. 22일 에리카 김과 단독 통화를 통한 ‘에리카 김-한나라 빅딜설’을 제기했으며 다음날에는 애리카 김과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전신인 광은 창투에 투자했다는 쟁점을 제공했다. 24일에는 영문계약서에 나와있는 AM파파스의 실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MBC는 BBK 의혹 보도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지난달 23일에는 계약서 원본을 들고 한국에 오던 김경준씨 모친을 기내에서 단독 인터뷰했다. 25일 에리카 김을 단독 전화 인터뷰해 “이명박 후보가 BBK 주식을 매각한 대금의 행방을 입증할 자료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27일 ‘MB, 홍보할 때는 언제고…’에서는 과거 이 후보가 BBK가 자신의 소유라고 밝혔던 월간중앙, 일요신문과 인터뷰를 재조명했다. 30일 이 후보가 BBK를 소유한 적이 없다고 한 홍종국씨의 증언도 ‘앞뒤가 다른 주장’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검찰이 김씨에게 감형을 제의했다는 의혹 보도도 MBC는 4일 BBK 관련 첫 번째 꼭지로 내보냈다. KBS와 SBS는 김씨와 검찰의 공방으로 마지막 꼭지로 내보냈다.

MBC는 지난달 16일, 18일, 20일, 21일, 22일 등 “검찰이 신속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취지의 클로징 멘트를 내보냈다.

SBS는 지난달 20일 이면계약서 초본 입수 보도와 2일 계약서 작성 때 입회했다는 모 변호사의 단독 전화 인터뷰 이외에는 새로운 사실을 제기하거나 적극적으로 검증하는 보도는 적었다. SBS는 이명박 후보의 전 비서 이진영씨가 미국 연방검사에게 이명박 후보의 BBK 명함 실체를 인정한 증언 동영상도 유일하게 다루지 않았다.

김경준씨가 입국한 지난달 16일 이후 검찰이 수사를 발표한 5일까지 3사의 보도 꼭지수는 MBC 1백7개, KBS 86개, SBS 82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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