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방어’-‘콘텐츠 확보’ 이해 맞아떨어져
일간스포츠의 유상증자 결의가 한국일보와의 실질적인 결별, 중앙일보의 스포츠신문 콘텐츠 확보 등과 연결돼 언론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104억원 규모의 신주 853만주를 발행해 중앙일보사, 매일경제신문사, 엔씨소프트, 이재웅 다음 사장 등에 주당 1220원씩,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이로써 중앙일보는 11.46%, 매일경제신문사는 5.64%, 엔씨소프트는 1.88%, 이재웅 사장은 2.87%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 반면 최대주주였던 한국일보는 17.5%에서 14.1%로 지분이 줄어들었다.
일간스포츠 관계자는 “유상증자 결의로 장중호 사장은 가족인 한국문원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12.4%를 포함해 우호지분이 37%로 높아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지분 참여 배경에 대해 중앙일보는 온라인에서의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안정적 확보, 매일경제는 지면내 콘텐츠 교류, 엔씨소프트는 일간스포츠 게임섹션 발행에 따른 마케팅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증자 결의는 장 사장의 경영권 확보와 함께 한국일보와의 실질적인 결별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일간스포츠는 증자 목적에 대해 “104억원을 마련, 한국일보사에 분사 당시 미지급한 영업 양수도 대금 158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일보가 일간스포츠의 사옥 이전, CTS 독립 등에 제동을 걸었던 ‘선 양수도대금 처리’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고 관계 정리를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로선 잔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내놓은 카드였지만 일간스포츠는 향후 경영권에 대한 위협을 감수하면서도 중앙일보에 손을 내밀었다.
일간스포츠 관계자는 “중앙일보라는 거대 기업이 지분 참여를 한 것은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생존을 위해 감행했다”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CTS 독립 등이 절실했고, 한국일보로부터 경영권 방어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일간스포츠의 경영권 방어 의지는 중앙일보의 스포츠신문 콘텐츠 확보란 이해와 맞아 떨어졌다. 중앙일보는 조인스닷컴의 경쟁력을 높이고, 종합미디어그룹으로 가기 위해 스포츠투데이, 굿데이와의 인수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14일 조인스닷컴이 일간스포츠와 콘텐츠 독점판매 계약을 ‘5년’으로 한 것도 안정적인 콘텐츠 공급을 원했던 중앙일보측 제안을일간스포츠가 받아들인 것이다. 조인스닷컴은 매월 2000만원과 콘텐츠 판매대금의 55%를 주고 기사를 독점적으로 제공받기로 했다.
한편 한국일보는 일간스포츠의 전격적인 지분 변동과 콘텐츠 계약에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당장 발생할 임대료, 외주가공비 손실에다가 한국i닷컴의 주요 콘텐츠 이탈, 종합미디어그룹으로서의 위상 추락 등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편집국 한 기자는 “일간스포츠의 독립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갑작스럽게 터져 놀랐다”며 “이로 인한 유무형의 손실이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일간스포츠가 양수도대금 잔금을 갖고 오면 정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외엔 정해진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일간스포츠가 최대주주인 한국일보에 사전통보 없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를 한 데 대해 한국일보는 ‘신주발행 무효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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