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맞춰 새 역할 찾아야죠”

MIT MBA 합격한 이코노미21 이원재 기자

미국 경영학석사과정(MBA)은 경영관련 분야에 대해 보다 폭넓게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전의 무대다. MBA 진출을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해 이 과정만을 다루는 전문학원도 적지 않고 매년 미 MBA 지원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현직기자가 미 MBA 과정에 최종 합격했다. 이코노미21 금융팀 이원재 기자가 그 주인공. 한겨레 공채 10기로 지난 97년 입사한 이 기자는 지난 2000년 5월 이코노미21의 전신인 닷21 창간 때까지 경제부에서 벤처와 증권쪽을 담당했고 씽크머니를 거쳐 지금의 위치에 오는 동안 줄곧 경제분야에만 몸담았다. 하지만 그가 MBA 도전을 맘먹은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닷21 창간하면서 미디어 경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씽크머니 취재팀장으로 창간작업을 하면서 기사를 잘쓰는 부분 못지 않게 기업으로써의 생존전략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민 끝에는 늘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이 그 무렵입니다.”
이 기자의 고민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인쇄매체’ 자체에 대한 고민도 가볍지 않았다. “기자가 하는 일차적인 일이 사실전달이긴 하지만 이제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리서치해 독자들과 직접 만나는 기능도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게 당시 이 기자의 생각이었다. 이 기자는 ‘기업평가센터’라는 부서를 두고 리서치 기능을 강화하고 여기에 미디어 기능을 접목시켰던 닷21에서 그의 생각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며 “단순한 기자생활보다는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겠다”는 욕심을 가졌다.
이때부터 이 기자는 미국 MBA 과정에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눈코뜰새 없는 기자생활을 쪼개 주말에는 학원을 다녔고 새벽에는 미국 대학에 제출해야 하는 에세이를 작성하는 일에 매달렸다. 영어테스트를 대신하는 토플과 미 MBA 진학 코스를 위해 높은 논리력을 요구하는 GMAT시험도 무난히 넘겼다. 그 결과 이 기자는 지난 4월초 미국 MIT SLOAN MBA 과정에 최종합격했다. MIT MBA 과정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학풍에 미디어와 리서치 기능을 융합시켜 이 기자의 관심분야와 딱맞아 떨어졌다. 기업 윤리를 강조하는 학교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이 기자는 기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주문하기도 했다. “기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서서히 깨지고 있습니다. 기자들도 변화하는 시기에 맞춰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자의 역할을 스스로 한정시키지 말고 뭔가 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가치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 기자는 또 MBA를 준비함에 있어 기자라는 직업이 많은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귀뜸한다. “MBA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이 네트워크입니다. 기자들과 ‘코드’가 맞지요. 준비과정에서 요구되는 어휘력, 문장력, 논리력 등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기자들이 절대 유리하잖아요. 기자들이 도전해 볼만한 분야라고 생각해요.”
최근 2세 출산으로 겹경사를 맞은 이 기자는 오는 8월말 출국, 2005년 4월까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전관석 기자 전관석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