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18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한국기자협회 대표단은 방문 첫날 오전 수도 자카르타 한복판에 있는 모나스광장을 찾았다. 모나스광장 한 가운데 우뚝 솟은 132m 높이의 인도네시아 독립기념탑(모나스)에는 이슬람 새해를 맞아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독립기념탑 안으로 들어서자 관람객들은 수카르노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이 1945년 8월17일 발표한 독립선언을 경청하고 있었다. 당시 수카르노의 육성을 녹취하는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인도네시아는 독립을 선포했지만 식민지 모국인 네덜란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아 4년5개월 동안 독립전쟁을 치러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국민 약 80만명이 희생됐다.
1만8천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 도서국가이면서 300여 종족이 600여종의 언어를 사용하는 다민족 국가인 인도네시아가 단일 국가를 유지하는 원동력은 단결된 힘으로 독립을 쟁취한 역사적 경험에 있음을 모나스 방문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의 국가 정신은 ‘다양성 속의 통일(BHINNEKA TUNGGAL IKA)’이다. 인도네시아의 국장(國章)에 그려진 ‘가루다’라는 이름을 가진 독수리 모양의 새는 두 다리로 자바 고어로 쓰여진 ‘다양성 속의 통일’이라는 글귀를 붙잡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국민의 87%가 이슬람이지만 국교가 이슬람은 아니다. 불교와 힌두교, 천주교, 개신교 등 다른 종교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이런 관용 정신도 인도네시아의 통합을 유지하는 힘이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기자협회(PWI)와 한국기자협회는 2013년 6월 상호방문 협약을 체결한 뒤 그해 11월 인도네시아 기자단이 한국을 최초로 방문했다. 작년 2월에는 한국 기자단이 최초로 인도네시아를 공식 방문했다.
한국 기자단의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은 두 번째로 지난 9월 인도네시아 기자단의 한국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이었다.
PWI 관계자들은 이슬람 새해 휴일임에도 출근해 한국 기자단을 따듯하게 맞아줬다. PWI는 1946년 2월에 창립된 인도네시아 최대의 기자조직으로, 전국적으로 34개 지부에 1만4천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다음 방문지는 인도네시아 국영 뉴스통신사 안타라통신이었다. 밤방 푸완토 안타라통신 편집국장 직무대행은 한국 기자들에게 “안타라에는 600여명의 기자가 근무한다”며 “안타라는 TV 채널과 타블로이판 신문, 잡지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연간 100억원 규모로 정부 예산 지원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영 통신사인데 정부에 대한 비판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데 점잖은 방식(in good manner)으로 한다”며 “안타라는 이념적으로 치우치지 않은 기사를 쓰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인구 2억5천만명에 달하는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는 최근 주요 수출품인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장기간 중 한국 기자단과 면담을 가진 리잘 람리가 인도네시아 해양조정장관은 작년 10월 조코 위도도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신재생 에너지와 관광자원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종률 기자협회장 등 9명으로 구성된 한국기자협회 대표단은 이 밖에 AG네트워크와 가루다항공, 블루버드 등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도 방문했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