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2013년 연재된 오마이뉴스 특별기획 ‘마을의 귀환’과 연장선에 있는 기획이었다. 당시 기사는 ‘가족 중심’ 마을공동체에 초점을 맞췄다.
“‘마을의 귀환’이 책으로 나오고 나서 강연을 다녔는데, 아쉽다고 말하는 독자들이 있었어요. ‘나는 결혼도 안했고 할 생각도 없지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고 싶은데 그런 사례가 궁금하다’는 거였죠. 그래서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춰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1인 가구, 마을과 만나다’는 12일 18번째 기사를 끝으로 연재가 마무리됐다. 그동안 홍 기자와 그의 후배인 강민수 기자는 서울, 제주, 인천, 청송, 완주 등 전국을 누비며 1인 가구로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만났다. 청년부터 성소수자까지, 우리 사회에서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던 가족주의·자본주의를 벗어난 사람들이었다.
“기존에 다뤄지지 않았던 주제라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우리 사회에 고민거리를 던져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뿌듯합니다.”
취재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관련 자료가 많지 않아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팟캐스트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1인 가구 공동체를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기사에는 20~30대 청년모임부터 1인 여성가구를 위한 협동조합, 저소비 생활자, 청년연대은행, 레즈비언 활동가, 제주 이민자 등 다양한 사례가 담겼다. 홍 기자는 동네문화예술공간인 ‘아현동 쓰리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밴드 멤버 세 명이 함께 사는 작은 방에서 ‘소셜 다이닝’ 형태로 시작된 모임은 이제 동네 커뮤니티로 자리를 잡았다. “처음에는 1인 가구 사람들이 모여 밥을 먹고 문화를 공유하던 공간이었는데, 이후에는 근처 쌀집을 싼 값에 빌려 가게를 만들었어요. 식당을 열어 동네 사람들을 초대하고 콘서트도 열죠.”
홍 기자는 1인 가구에 대한 편견과 반감이 존재하는 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자발적·비자발적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은 기존과는 다른 관계망을 맺으며 살고 싶어 한다”며 “1인 가구는 반짝 등장했다 사라지는 트렌드가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다. 복지의 일환으로 1인 가구 공동체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1인 가구, 마을과 만나다’는 올 가을쯤 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 홍 기자는 요즘 추가취재에 한창이다.
“‘특종’보다는 ‘화두’를 던지는 기사를 쓰고 싶어요. 기존과는 다른 대안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저도 긍정적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죠. 앞으로도 계속 마을공동체 등 ‘관계 맺기’에 관심을 가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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