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고래
제270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방송 / 울산MBC 전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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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MBC 전상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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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동해는 고래의 바다로 불릴 만큼 고래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바다에 어떤 종류의 고래가 얼마나 서식하고 있는지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한반도의 고래 분포와 서식환경 등 모든 것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고래연구소와 포경선 출신의 고래 전문가들로 공동 조사팀을 꾸렸다. 그렇게 1년 동안의 해양 탐사가 시작되었다.
첫 출항부터 여정은 험난했다. 거센 풍랑으로 바다는 우리에게 촬영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고, 힘겹게 출항한 이후에도 지루한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망망대해에서 고래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며칠을 기다린 끝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낫돌고래, 수천마리 떼를 지어 유영하는 참돌고래, 수면 위로 고개를 살짝 내밀고 이내 사라져 버리는 밍크고래까지, 우리는 생생한 고래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동해 바다의 불편한 현장도 목격할 수 있었다. 항공 촬영으로 밍크고래의 불법 포경 현장을 잡아낸 것이다. 밍크 고래의 개체 수 급감 원인이 불법 포경임을 입증하고, 인간에 의해 잔혹하게 죽어가는 고래의 수난사를 보여줬던 순간이었다.
한 달 간의 고래연구소와의 음향 조사는 인간과 고래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첫 연구 사례였다. 어민들이 고래 떼로 인한 막대한 조업 피해를 호소하고 있었고, 그들이 주장하는 솎아내기 식 포경은 발전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없었다. 특정 주파수대를 이용해 고래 떼를 퇴치하는 실험은 성공적이었고, 장비 소형화와 보급을 통해 인간과 고래가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우리는 1년 동안의 탐사를 통해 동해의 다양한 고래뿐만 아니라, 제주도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의 수중 모습, 동해 가스전에 몰려드는 참치 떼 등 다양한 수중 생태를 보았다. 그들을 마주쳤을 때의 경이로움은 우리를 설레게 했고, 바다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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