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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인가 광고 때문인가

한양대 '홍보성 특집' 5개사 같은날 게재

박주선 기자  2002.11.13 11: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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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동아 ‘자체 기획’… 한양대와 말 달라





‘21C 실용학풍 이끄는 지성인의 전당’(경향) ‘실용학풍-적극 투자…세계대학 발돋움’(국민) ‘i리더 양성… 세계 100대 대학 도전’(대한매일) ‘대학에 고객만족 경영 도입 거듭나기’(동아) ‘디지털 캠퍼스로 세계 100대 사학 꿈 성큼’(한국)

수능시험 다음날인 지난 7일자 5개 주요 일간지에 한양대학교 특집기사가 일제히 실렸다. 5개 신문 모두 하단 광고를 제외한 전면을 할애했다. 대체로 보도 내용은 위에 나열한 주요기사 제목대로 한양대의 강점을 부각시킨 것이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자. “한양대는 다른 대학교와 비교하면 나보다 전체를 생각할 줄 아는 휴머니즘의 소유자들이 많다”(경향) “국내 3대 명문 사학, 세계 100대 명문 도약/높은 취업률과 여학생 배려”(국민) “엔지니어 10만명 각계 포진/77개 해외대·기관 비롯 북한대학과도 교류”(대한매일) “학생이 최우선이다/디지털시대 리더를 만든다/법조계 진출도 급증”(동아) “실용 학풍의 전통을 잇고 있는 한양대가 세계를 향한 꿈을 펼치고 있다”(한국)

왜 그랬을까. 경향신문, 대한매일, 한국일보는 이번 기획이 광고와 연계돼 있음을 시사했다. 경향신문 사회부 관계자는 “광고국에서 자료를 받아 만든 기사”라고 밝혔다. 대한매일 사회부 관계자는 “사실상 돈과 관련된 것”이라며 “사정이 어려운데 광고하겠다고 하면 편집국에서 거절하기 쉽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일보 사회부 관계자는 “대개 이같은 기획은 광고국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편집회의에서 그 정도면 괜찮겠다고 판단했을 때 기사화한다”며 “원칙에 맞지 않는 기사다. 씁쓸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문사 광고국 관계자는 “한양대에 특집을 낼 테니 광고 지원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며 “광고 게재일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한양대에서 광고 배정할 때 도움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일보와 동아일보 사회부 데스크는 “광고국에서 협조 요청을 받은 적이 없고, 사회부에서 발제해 나온 기획이다”, “교육 기사가 서울대, 연고대 중심으로 나가다보니 중위권 대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광고 차원이 아니고 교육팀에서 발제해 기사화했다”고 각각 답변했다.

이와 관련, 한양대 관계자는 “신문사에서 특집기획에 대한 참여 제안이 와서 가독성이가장 높은 수능 다음날에 게재하기로 협의했다”며 “기획에 대한 비용을 주지는 않았고 추후 광고 배정을 할 때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5개 신문사에서 이같은 제안이 와서 같은 입장을 밝혔다”며 “제안이 왔던 5개 신문에 기획기사가 실렸다”고 답했다.

박주선 기자 su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