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지지층만 챙긴 尹…"계엄목적 이뤄, 감사"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
서부지법 난입, 구속된 폭도에 "마음아프고 미안"
국회 측 "사과했어야 국민통합, 무책임에 우려"
"대통령 끌어내기가 국헌문란"… 친위쿠데타 자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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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이 종료됐다.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한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에 처음으로 사과했지만 단지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는 데 그쳤다. 대국민 호소형 계엄이었다고 포장했지만 권력을 지키려는 친위 쿠데타였음을 사실상 자백하기도 했다. 국회 측 정청래 의원은 하루라도 빨리 만장일치로 탄핵해 달라고 촉구했다.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최종 변론기일은 오후 2시에 시작해 밤 10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윤 대통령은 평소와 달리 오후 4시가 돼서야 구치소에서 나와 헌재에 도착했다. 이후에도 심판정에는 수 시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마지막 절차인 자신의 의견진술 시간에서야 나타나 1시간 7분 동안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지지자 결집을 의식한 듯 “저를 돌아보면서 그동안 국민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아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편으로 많은 국민께서 여전히 믿어주고 계신 모습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꼈다”며 말문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심판 내내 빨간 넥타이를 맸다. 이날 대리인단도 비슷한 넥타이 차림이었다.

윤 대통령은 탄핵 반대 보수집회를 두고 “이것만으로도 비상계엄의 목적이 상당 부분 이뤄졌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우리 국민과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비상계엄은 야당의 폭거를 알리려는 계엄이었는데 국민이 각성했으니 뜻을 이뤘다며 복직해도 계엄을 다시 선포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처음으로 죄송하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과정에서 소중한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이어 “저의 구속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년들도 있다. 옳고 그름에 앞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며 서부지법에 난입해 구속된 폭도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재판을 마친 뒤 국회 측 김진한 변호사는 “무엇을 저질렀는지 알고 사과해야 하는데 정확하게 모르는 것 같다”며 “전체적인 취지를 보면 잘못한 일은 없는데 불편을 끼친 정도에 사과했다”고 평가했다. 또 “탄핵 돼도 선동으로 국민이 분열할 텐데 대통령이라면 마지막 자리에서 사과했어야 통합을 기대할 수 있었다”며 “무책임에 가슴 아프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직을 지키려는 친위 쿠데타였음을 사실상 자백하기도 했다. “직선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은 그 무게가 다르다. 민주화 운동은 직선제 확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 윤 대통령은 “야당은 지난 2년 반 동안 오로지 대통령 끌어내리기를 목표로 줄탄핵과 입법, 예산 폭거를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것이 국헌 문란으로 비상계엄은 이를 바로잡는 일이었다고 강변했다. 줄곧 비상계엄이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었다고 했지만 대통령 지위를 위협하는 국회를 힘으로 넘어서려 했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을 한 것이다. 안보 상황을 두고는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서서히 끓는 솥 안의 개구리”라며 계엄 요건인 전시·사변 등 비상사태가 없었음을 사실상 자백했다.

정청래 국회 탄핵소추단장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던 중 눈을 만지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국회 탄핵소추단장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일찍 끝난 계엄이 피청구인의 공로입니까”라며 “경고성 계엄이고 아무 일도 안 일어났으니 또 계엄을 하시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파면 결정은 정치적 공격이 아니라 헌법과 법치를 수호하려는 결단”이라며 재판부에 “하루라도 빨리 신속하게 만장일치로 파면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 위원장은 계엄 당시 국회로 향하는 동안 살 떨리는 두려움을 느꼈다며 1988년 학생운동 시절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에 체포됐던 일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속옷 차림으로 4시간 동안 폭행으로 고문당한 일을 언급하며 울음을 참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노상원 수첩대로 시행됐다면 수많은 사람이 죽음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월14일 시작된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은 이날까지 11차례 변론기일이 이어지는 동안 16명의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재판부는 평의를 거쳐 선고기일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례에 비춰보면 2주쯤 지나 3월 초나 중순쯤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 한 명이 공석인 헌법재판관은 8명으로 6명 이상 찬성해야 탄핵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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