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단 해체나 기자실 폐쇄? 그럴 계획도, 생각도 없다"

정세균 총리 모든 부처 기자 상대 개방형 브리핑 첫 실시…"문턱 과감하게 허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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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이 주도하는 개방형 정례브리핑이 25일 처음 열렸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0분간 정부서울청사에서 ‘e-브리핑’을 통해 생중계된 브리핑을 통해 각종 정책현안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날 브리핑은 모든 정부 부처 출입 기자단을 대상으로 주제 제한 없이 자유 질의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앞으로는 “개인 미디어, 인플루언서들까지 열어놓고 소통하겠다”는 뜻을 총리는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첫 개방형 정례브리핑에서 출입처 중심 기자단 운영 지원 개선방안 및 주요 정책현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 총리는 모두에서 “시대 흐름에 맞춰 언론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정부와 언론 간의 소통이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보다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커졌다”며 “‘당장 총리실부터 뭐라도 해보자’ 그런 뜻에서 오늘 총리 브리핑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기적으로 제가 직접 국정현안에 대해 언론인 여러분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며 “브리핑의 문턱도 과감하게 허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앞서 지난 18일 언론계와 가진 ‘목요대화’에서 박재영 고려대 교수와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가 정부 부처 출입처 취재 관행의 대안으로 ‘미국식 개방 브리핑제’ 등을 제안하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좀 더 폭넓고 깊이 있게 정부, 행정과 언론이 제대로 소통을 함으로써 국민이 알고자 하시는 내용을 충분히 알려드리고, 또 알 권리를 충족시켜드리는 것이 바람직한 행정과 언론의 모습”이라는 총리는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분야나 특정 언론에 국한해서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미디어, 인플루언서들까지 같이 열어놓고 충분하게 소통하면 행정과 국민의 거리는 더 좁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단 문제 있다면 기자들 스스로 개선해야”

다만 이것이 기자단 해체나 기자실 폐쇄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기자단을 해체하거나 폐쇄한다고 하는 것은 아주 지혜롭지 못한 일”이라며 “그럴 계획이나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총리는 “기자단 제도에 대해 부작용이 있다, 특히 서초동 쪽에 문제가 많다고 국민들이 걱정을 하시고, 일리가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기자단은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졌을 터이고, 만약 그 운영에 혹시라도 문제가 있다면 그런 것을 바로잡으면 될 일이지, 뿌리째 흔들 이유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단 문제 개선은 기자들 스스로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언론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것은 언론인 자체에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의 관심이나 뜻을 잘 받드는 것은 행정이나 정치인만의 영역이 아니고 언론도 예외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혹시 문제가 있다면 언론에서 스스로 알아서 개선해주는 게 좋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정부 부처부터 보도자료 등을 기자단에 속하지 않은 기자들에게도 투명하게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보도자료 같은 것은 모든 언론, 심지어는 국민 모두와 어느 개인에게 다 오픈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또한 “보도자료뿐만 아니라 언론이 정보공개 청구를 하면 신속하게 거기에 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부처가 정보공개를 청구받으면 즉시 거기에 부응해야 한다. 법적으로 보장되는 비밀유지나 외교·안보 사항 같은 것은 안 되겠지만 부처의 입장 때문에 이것(공개)을 주저하고 봉쇄하는 것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언론 소통 변화 위한 T/F 만들자”

다만 “행정과 언론이 어떻게 국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할 것인가 하는 것은 총리 한 사람, 혹은 총리실에서 이럽시다, 저럽시다, 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정부 대변인격인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언론학자, 언론단체 등과 T/F 같은 것을 만들어서 개선안을 만들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지난 목요대화에서 김동훈 기자협회장이 “출입 기자단 제도 혁신을 위한 T/F를 만들자”고 제안한 데 대한 응답인 셈이다.

정 총리는 “총리실부터 그런(정보공개) 요청을 받으면 적극적으로 응하고, 그래서 총리실에서 해본 다음에 그러는 게 좋겠다 싶으면 다른 행정부에도 권유해서 우리 정부 전체가 그런 모습으로 다가가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부처 장벽 없이 기자들이 묻고 총리가 답하는 정례브리핑은 앞으로도 매주 한 차례, 목요일에 열릴 예정이다. 현장 참석을 원하거나 질의를 원하는 기자들은 사전에 신청할 수 있고, 이 기자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단체 대화방에서 선택된 질문은 현장 사회자에 의해 총리에게 전달된다. 이날 첫 브리핑에서 기자들은 기자단 문제 외에도 코로나19 백신, 가덕도 신공항, 중대범죄수사청 설립, 한·일 관계 개선 등에 관해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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