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친족 성폭력 보도 부적절 제목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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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지난달 27일 보도한 리포트 영상 갈무리.

▲SBS가 지난달 27일 보도한 리포트 영상 갈무리.


SBS가 친족 성폭력 문제를 다룬 보도에 부적절한 제목을 달았다는 비판을 받자 당사자에게 사과하고 제목을 수정했다.

SBS 메인 뉴스프로그램 '뉴스8'은 지난달 27일 <침묵 강요하고 '쉬쉬'…눈물 닦아줄 곳조차 없다>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친족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과 지원 부족 현실, 짧은 공소시효 문제를 조명했다. SBS는 이 리포트를 온라인 기사로 내보내면서 <초6 때 겪은 임신 중절…상상을 넘은 아빠의 성폭력>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튿날 방송될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뉴스토리'의 <감춰진 진실…친족 성폭력을 말한다>를 요약한 기사였는데, 피해자 4명을 인터뷰한 내용 중 피해 사실을 선정적으로 부각해 제목으로 달았다.

온라인상에서 해당 보도를 두고 비판이 잇따랐다. 여성학 연구자 권김현영씨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정적인 제목으로 장사하겠다는 (SBS의) 의도가 명백했다"며 "역시나 댓글이 3000개 달렸고 다음에 실시간 1위 기사로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SBS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친족 성폭력 피해자들은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주로 주장했는데 그 내용은 뒷전"이라며 "피해자의 피해를 전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비판했다.

오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또 그저 끔찍하고 경악스러운 일로, 남의 일로, 세상에 이런 일로 친족 성폭력을 '원점화' '초기화' '소재화'하려는 행태에 분노한다"며 "계속 "어떻게 그런 일이"로 충격 선상에 가두는 것은 취재자, 해당 언론의 스스로의 한계다. SBS 보도국의 책임있는 답변과 사과를 함께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적이 이어지자 SBS는 해당 온라인 기사의 제목을 당초 방송 리포트와 같은 제목으로 수정하고 방송 인터뷰에 응한 친족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SBS는 2일 "8뉴스 이후 뉴미디어 뉴스화하는 과정에서 뉴미디어뉴스 담당자에 의해 제목이 자극적인 내용으로 표기됐다"며 "당사자께서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문제 제기를 해주셨고 원래 8뉴스 방송 당시의 제목으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SBS는 "이 문제와 관련한 비판과 지적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뉴미디어 제목 수정시 3명의 데스크가 크로스체크를 하는 등 게이트키핑을 한층 더 강화하도록 내부 지침을 마련했다"며 "(당사자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에 거듭 사과드린다. 앞으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더욱 신경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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