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뉴스 시장 정상화 없으면, 지역언론 소멸될 것"

지역언론 디지털 대응 전략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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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뉴스 시장’ 정상화 없이는 지역언론이 소멸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를 막기 위해선 정부와 연구기관에서 지금보다 면밀한 산업 기초 연구가 수행돼야 하고 지역언론 뉴스의 최소 유통채널이 마련되는 등 대책이 절실하다는 제안도 함께 나왔다.


이시우 전국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지역 언론의 디지털 미디어 대응 전략’ 토론회에서 “지역소멸이 이뤄지기도 전에, 이미 생존의 끝자락에 서 있는 상대적인 시장 약자 ‘지역언론’은 최소 10년 안에 역사적인 수준의 소멸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이 지부장은 국내 부실한 산업 기초 연구 현실을 지적하며 “지역신문사와 종사자는 전체 신문산업이 저널리즘 가치를 지키면서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을 만한 매출 구성비는 어떤 것인지 다른 나라의 신문산업과 비교한 연구를 정부와 연구기관에 강력하게 요구해야”하고, “이 연구결과가 나와야지만 신문 산업의 실절적인 정책 방향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조가 주최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한 ‘지역 언론의 디지털 미디어 대응 전략’ 토론회가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최민재 언론재단 책임연구위원, 배성훈 매일신문 디지털국장,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 강사, 이시우 경남도민일보 기자,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최윤호 TJB 대전방송 PD 등이 참석했다. /언론노조 제공

▲전국언론노조가 주최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한 ‘지역 언론의 디지털 미디어 대응 전략’ 토론회가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최민재 언론재단 책임연구위원, 배성훈 매일신문 디지털국장,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 강사, 이시우 경남도민일보 기자,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최윤호 TJB 대전방송 PD 등이 참석했다. /언론노조 제공


언론계 전체의 산업 위기 가운데서도 지역언론은 늘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으로 꼽혀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9 언론수용자조사’에 따르면 2019년 인터넷 기반 매체 뉴스 이용률은 80%, 이중 포털 이용률은 73.6%였다. 반면 종이신문 구독 비율은 전년보다 5.4%p 감소한 12.3%로, 이중 지역종합일간지 구독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심지어 지역언론은 네이버 모바일 뉴스 플랫폼에서 접근 가능성마저 상당히 배제돼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소수의 중앙이 다수의 지방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내부 식민지 국가”란 평이 나올 정도의 지역 현실이 결부된다. 특히 코로나19는 별도 사업 등을 통해 그간 지역언론의 연명줄이 돼온 ‘지자체 보조금’을 축소시켜 경영위기를 심화시켰다.


이는 단순히 네이버로로부터 전재료를 받는 CP사가 되거나 공적재원이 투입된다고 당장 해소될 수 없는 근원적인 차원의 변화를 요구한다. 이 지부장은 이런 맥락에서 “사실상 비시장화한 디지털 뉴스 영역의 시장화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시작으로 기존 언론재단 등의 산업 실태 조사에서 나아간 보다 면밀한 기초연구 자료 마련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최소 디지털 영역의 매출 구성비를 신문산업 ‘영역과 규모별’로 하루 빨리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부장은 “이에 기반해 전 사회적인 공론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 언론개혁의 또 다른 축(산업적인 영속성 확보)은 바로 이 공론화 여부에 달려있다”면서 “포털을 여전한 디지털 뉴스 유통 플랫폼으로 할지말지는 이 공론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중에 의해 선택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대신 이후 대중의 디지털 뉴스 유통을 보는 관점은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적 재원은 ‘디지털 뉴스 유통 시장’ 정상화 기간에 반드시 투입돼야 한다. 마냥 여기에만 기댈 순 없지만 정상화까지 가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단기 과제로 서울지역 언론 종사자까지 함께 참여한 가운데 이뤄지는 지역언론 뉴스의 최소 유통 채널 확보 작업, 지역방송 프로그램 유통에 대한 공적지원 등도 요구됐다. 이 지부장은 대중의 ‘니즈’에 대한 연구, 적절한 형식과 내용을 담은 콘텐츠 생산 노력을 거론, “새로운 공론장이 형성되기까지 반드시 일정 기간 자체 재원으로 버텨야 한다. 이 기간 지역언론 노조와 종사자들은 최대한 (저널리즘 가치가) ‘덜 망가지는 방법’으로 재원 조달을 하도록 사측과 끝없는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내부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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