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디지털 퍼스트의 나비효과 '제작 시간 줄이기'

['뉴스' 담기 더 어려워지는 종이신문]
조선, 최근 디지털 전략 수정하며
신문 제작시간 15~30분 앞당겨
배달망 공유한 한경·경인 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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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제작 시간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며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원 간 접촉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제작 시간을 당기는 신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종합일간지에서 제작 시간이 일러지며 해당 신문사의 배달망을 쓰는 지역 신문사도 덩달아 제작 시간을 당기고 있는 추세다.


조선일보는 지난 3월 말 디지털 전략을 수정하며 신문 제작 시간을 15~30분 정도 당겼다. 점심과 출퇴근 시간 등에 디지털 기사 공급을 늘리는 대신 심야 업무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가판 제작 시간이 오후 6시에서 5시30분으로 일러졌고 51판과 52판도 각각 9시15분, 11시15분에서 9시와 11시로 변경됐다.



조선일보는 배달망을 함께 쓰는 한국경제신문, 전자신문, 경인일보 등에도 제작 시간을 당겨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경제는 이에 따라 기존에 조선보다 마감 시간이 빨랐던 1판을 제외하고 2판부터 최종판까지 최장 30분에서 최소 10분까지 제작 시간을 당겼다. 경인일보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 제작 시간을 당겼다. 경인일보 한 기자는 “예전엔 오후 8시쯤 제작을 완료해도 큰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은 7시30분이 넘으면 기사를 갈아 끼기 힘들다”고 말했다.


세계일보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작 시간을 30분에서 한 시간 가량 당겼다. 근무를 오래 할수록 직원 간 접촉 시간이 길어진다는 판단 아래 방역의 일환으로 제작 시간을 변경한 것이다. 세계일보 배달망을 쓰는 경기일보도 덩달아 강판 시간을 30분 당겼다. 세계일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일시적으로 제작 시간을 당겼다”며 “사태가 종식되는 것 같았는데 다시 이태원 클럽이나 쿠팡 등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해 아직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 매일경제신문, 인천일보도 온라인 강화 등 여러 이유로 올해 마감 시간을 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 제작 시간이 일러지며 근무시간은 줄어들었지만 일각에선 ‘뉴스’를 담지 못하는 신문의 한계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종합일간지 한 기자는 “최근의 변화만 놓고 보면 기존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전체 흐름을 보면 신문업계 전반적으로 계속 강판 시간이 일러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비용 절감 등의 문제로 제작 시간은 점차 빨라질 것이다. 사양산업의 씁쓸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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