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0주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 "새로운 20년을 설계하자"

문재인 대통령 "오마이뉴스 20년은 언론 혁신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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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창간 20주년을 맞아 오연호 대표가 기념사를 통해 “지난 20년을 성찰하고 새로운 20년을 설계하자”며 지난 20년의 의미와 앞으로 조직의 비전 등을 밝혔다.


오 대표는 21일 오마이뉴스 창간 20주년 기념사에서 “우리는 2000년 2월22일 오후 2시22분 오마이뉴스를 창간했다. 어느덧 20년의 세월이 흘러 오마이뉴스가 스무 살 성인이 됐다”면서 “우리는 미래로 가는 문을 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모든 시민은 기자다’는 (창간당시 오마이뉴스의 선언은) 이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아울러 “창간하면서 ’언론권력의 교체‘를 선언했다. (중략) 지난 20년은 어찌 보면 언론권력분산의 과정이자 여론형성의 민주화 과정이었다”며 “이제 시민의 목소리와 그들이 만들어 내는 집단지성은 개별 방송사나 신문사의 영향력을 능가하는 시대가 됐다.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여론형성 과정에 시민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는가를 따져본다면 한국은 최상위권에 자리할 것”이라고 평했다.


오마이뉴스 사이트 캡처.

▲오마이뉴스 사이트 캡처.

오마이뉴스는 지난 2000년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모토로 시민기자 727명, 상근직원 4명이 참여한 가운데 창간됐다. 세계 최초로 시민기자제도를 도입, 시민기자가 뉴스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 구경꾼이 아닌 참여자가 되는 혁신적인 방향이었다. 정권이 진보와 보수 사이를 오가며 바뀌었던 이 기간 총 8만여명의 시민기자가 참여하며 언론권력 민주화에 공헌해왔다.


오 대표는 지난 20년에 대한 평가에 덧붙여 향후 오마이뉴스의 사명도 밝혔다. “시민참여언론의 대표주자인만큼 참여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일에 기여”하고, “지나온 20년을 성찰하고 새로운 20년을 설계하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것.


오 대표는 8만 시민기자와 100명의 상근기자와 직원이 함께 하는 현재를 설명하며 “창간 때부터 ‘시민기자와 상근기자의 환상적 결합’을 추구해왔다. (중략) 이 기본모델을 더욱 발전시켜 배려 있는 참여, 책임 있는 참여, 생산적인 참여가 한국 민주주의의 특산품이 될 수 있도록 오마이뉴스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중을 현혹하는 가짜뉴스를 가려내고, 비판과 이성을 마비시키는 집단 쏠림을 경계하며, 자신의 주장을 앞세우기 위해 상대방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행위를 지적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과거 성찰과 미래 설계의 방법론으로 창간 20주년 특별기획 ‘21세기 100대뉴스’, ‘스무살 머릿속’, ‘2000년 사건 그 후’ 시작을 거론하며 “제대로 된 성찰을 위해 언론으로서 ‘왜’와 ‘무엇을 위해서’라는 근본 질문을 던지는 데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오 대표는 그러면서 “대한민국 청년들이 다음 세대에게 이 세상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언론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20/20 운동을 제안한다. (중략) 지난 20년을 성찰하고 새로운 20년을 설계하는 일에 개인·가정·조직·회사·정부가 함께 하면 좋겠다. 오마이뉴스는 올 한해 지속적으로 이곳저곳의 20/20 흐름을 중계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마이뉴스에 영상(관련영상 링크: <문재인 대통령 "오마이뉴스 20년은 언론혁신의 역사">)을 보내 창간 20주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마이뉴스 20년은 시민기자를 탄생시키고 시민기자와 함께 성장한, 언론혁신의 역사”라며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의 창간 일성은 시민들을 뉴스의 소비자이자 생산자로 만들어냈고, 시민기자들의 기사는 기성 언론들이 전하지 못하는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되어 저널리즘의 문화까지 바꾸어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스마트폰 하나로, 수많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만큼 진실을 가리는 일도 어려워졌”다면서 “오마이뉴스가 20년 전 시민참여 저널리즘을 개척한 것처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더욱 공정하고 진실한 보도로 언론의 사명과 가치를 지켜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당초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간기념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취소했다. 오 대표는 지난 5일 사내 공지를 통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20주년 기념식을 취소해 아쉽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극복에 동참하고 오프라인 행사 준비 역량을 온라인으로 집중해 독자들의 기대에 보답하자”고 전한 바 있다.


이하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기념사 전문과 문재인 대통령 축하 메시지 전문.


*오연호 대표 기념사


<지난 20년을 성찰하고 새로운 20년을 설계하자>


2000년 봄, 우리는 이런 꿈을 가졌습니다.
새 천년이다, 언론판을 바꿔보자, 시민이 본격 참여하는 새 인터넷신문을 만들자.
그래서 우리는 2000년 2월 22일 오후 2시 22분 오마이뉴스를 창간했습니다. 어느덧 20년의 세월이 흘러 오마이뉴스가 스무 살 성인이 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창간하면서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선언했습니다. 세계에서 최초로 시민기자제도를 선보였습니다. 창간 때 727명의 시민기자가 함께했고, 지난 20년간 8만여 명의 시민기자가 참여했습니다. 우리는 창간사에서 “뉴스의 생산-유통-소비 문화의 혁명”을 선언했습니다. 시민은 시민기자로서 뉴스를 생산할 뿐 아니라 유통과 소비에서도 더 이상 구경꾼이 아니라 참여자가 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세계 최초로 모든 기사의 말미에 댓글을 달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시민들이 좋은 기사에 원고료를 주는 시스템도 세계 최초였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CNN 등 세계 언론들이 “오마이뉴스는 21세기 저널리즘의 미래인가”라며 주목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미래로 가는 문을 열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모든 시민은 기자다’는 이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 전 세계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인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은 하나같이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의 창간 선언을 그들의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또 창간하면서 ‘언론권력의 교체’를 선언했습니다. 소수의 언론사와 직업기자들이 여론형성을 독점해온 시대를 끝내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20년은 어찌 보면 언론권력 분산의 과정이자 여론형성의 민주화 과정이었습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로 무장한 개인과 소규모 실핏줄 언론이 오마이뉴스 안팎에서,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키워왔습니다. 이제 시민의 목소리와 그들이 만들어내는 집단지성은 개별 방송사나 신문사의 영향력을 능가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여론형성 과정에 시민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는가를 따져본다면 한국은 최상위권에 자리할 것입니다.


독자들과 함께 울고 웃은 지난 20년 동안 이렇게 시민기자제도가 구현되었고, 언론권력 민주화도 이뤄졌습니다. 그 사이 정권도 진보에서 보수로, 다시 보수에서 진보로 오갔습니다. 이제 스무 살이 된 오마이뉴스 앞에 새로운 사명이 생겼습니다.


첫째, 시민참여언론의 대표주자인만큼 참여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일에 기여하겠습니다. 여론형성과정에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것이 더 많은 갈등, 반목, 상처가 되지 않고 집단지성이 되어 사회적 합의를 생산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오마이뉴스는 앞장설 것입니다. 이를 위해 대중을 현혹하는 가짜뉴스를 가려내고, 비판과 이성을 마비시키는 집단쏠림을 경계하며, 자신의 주장을 앞세우기 위해 상대방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행위를 지적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창간 때부터 ‘시민기자와 상근기자의 환상적 결합’을 추구해왔습니다. 8만 시민기자의 활동이 책임 있는 참여가 될 수 있도록 100명의 상근기자와 직원이 편집자이자 동지이자 서포터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 기본 모델을 더욱 발전시켜 배려 있는 참여, 책임 있는 참여, 생산적인 참여가 한국 민주주의의 특산품이 될 수 있도록 오마이뉴스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둘째, 지나온 20년을 성찰하고 새로운 20년을 설계하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창간 20주년 특별기획으로 <21세기 100대뉴스>, <스무살 머릿속>, <2000년 사건 그 후>를 시작한 것이 그 출발입니다. 제대로 된 성찰을 위해 언론으로서 ‘왜’와 ‘무엇을 위해서’라는 근본 질문을 던지는 데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이 질문을 중심에 두겠습니다.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구성원들은 열심히 살았고 많은 실천을 했는데, 그렇다면 지금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은 어느 정도 이뤄졌는가?
 
대한민국은 경제 규모로는 세계 15위권 안에 들지만 안타깝게도 ‘삶의 질’은 그에 비례하지 못합니다. 그 상징지표의 하나가 출산율이 1명 밑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20년 전부터 진보정권과 보수정권이 번갈아가며 저출산 대책을 세우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합계출산율은 계속 떨어져 2018년 0.98명이 되었고, 2019년 3분기는 0.88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서울만 보면 0.69명으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저출산입니다. 출산율이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출산파업’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선언으로 보입니다. 다음 세대에게 이 세상을 권하는 것이 미안하고 부담스럽다!


오마이뉴스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다음 세대에게 이 세상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언론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새로운 출발은 오랜 관성과의 결별을 요구합니다. 이제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라 진보와 보수가 번갈아 시도했지만 제대로 풀지 못한 문제의 핵심에 우리 모두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멈춰 서서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합니다. 우리의 모든 ‘열심’은 진정 무엇을 향하고 있는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오마이뉴스는 2014년부터 <사단법인 꿈틀리>와 함께 ‘행복사회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습니다. ‘오늘, 지금, 나부터, 꿈틀’을 실천하려는 시민들과 ‘꿈틀박람회’, ‘꿈틀비행기’를 주최하고, ‘꿈틀리인생학교’와 ‘섬마을인생학교’를 만들고, 1200회에 달하는 전국 순회강연을 해왔습니다. 그동안 15만 명의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이 꿈틀거림과 함께했습니다. 


창간 20주년을 맞은 오마이뉴스는 지난 6년간의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사회에 20/20 운동을 제안합니다.
20년 전, 2000년이라는 새 천년을 맞이하면서 개인, 가정, 기업, 조직, 정부가 저마다 새로운 꿈을 꾸었습니다. 올해 2020이라는 숫자는 우리에게 중간점검을 요구합니다. 지난 20년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앞으로의 20년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지난 20년을 성찰하고 새로운 20년을 설계하는 일에 개인·가정·조직·회사·정부가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올 한해 지속적으로 이곳저곳의 20/20 흐름을 중계하겠습니다. 다음 세대에게 당당히 권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꿈틀거리는 개인과 조직의 사례를 적극 조명하겠습니다. 


돌아보면, 오마이뉴스는 지난 20년 동안 참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사랑해주시고 채찍질해주신 독자, 시민기자, 10만인클럽 후원자, 광고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세계언론역사의 새 장을 연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청춘을 바쳐 헌신적으로 일해온 전현직 직원과 그 가족께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있었기에 오마이뉴스가 초심을 잃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오마이뉴스와 크고 작은 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 축하 메시지


오마이뉴스 창간 20주년을 축하합니다.
 
오마이뉴스 20년은 시민기자를 탄생시키고
시민기자와 함께 성장한, '언론 혁신'의 역사입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의 창간 일성은
시민들을 뉴스의 소비자이자 생산자로 만들어냈고,
시민기자들의 기사는 기성 언론들이 전하지 못하는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되어
저널리즘의 문화까지 바꾸어냈습니다.
 
ICT 혁명이 시작된 2000년.
시대를 앞선 생각과 과감한 도전,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변화를 통해 이루어낸 성취이기에,
창간 20주년이 더욱 뜻깊습니다.
 
오마이뉴스의 혁신이 성공하면서,
SNS를 통한 1인 미디어도 새로운 미디어로 당당히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시민들은 언론의 경계를 넓히고, 뉴스의 영역을 새롭게 만들며
사회 변화를 역동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매체 환경은
우리 언론들에게 새로운 도전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수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만큼 진실을 가리는 일도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가 20년 전 시민참여 저널리즘을 개척한 것 처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더욱 공정하고 진실한 보도로
언론의 사명과 가치를 지켜주시기를 기대합니다.
 
2020년, 스무 살 청년 오마이뉴스가 혁신하고 도전하는 만큼,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구석구석 전해질 것입니다.
 
앞으로 열어갈 20년도 시민들의 든든한 벗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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