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자협회장 공약 키워드 '2030·성평등'

올해 10개 지역 중 7곳서 선거
광주 '성평등·청년위원회 구성'
대구 '제소로부터 취재권 보호'
전북 '5년차 이하와 만남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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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실시된 지역 기자협회장 선거가 끝나가고 있다. 지난 17일까지 강원, 대구경북, 인천경기, 전북, 제주 등 5개 지역에서 치러진 기자협회장 선거는 광주전남과 충북을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올해는 10개 지역 기자협회 중 7개 지역에서 선거가 치러지면서 후보 공약 등을 통해 지역 언론의 미래를 책임질 다양한 방안들이 나왔다. 2030 세대 및 성 평등 공약이 주요하게 제시되는가 하면 열악한 취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방안도 약속됐다. 기자협회보는 협회장 당선인 및 후보들의 공약을 들여다봤다.


올해 지역 기자협회장 공약에선 2030 세대 등 청년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띄었다. 광주전남기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재원 광주MBC 기자는 청년위원회를 구성해 세대 간 소통을 강화한다고 강조했고 전북기자협회장으로 선출된 남형진 전북도민일보 기자도 각 회원사 5년차 이하 후배들과 만남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가장 우선순위 공약으로 2030 세대를 강조한 후보도 있었다. 광주전남기자협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최권일 광주일보 기자는 2030 세대가 기협 운영 전면에 나서 예산과 집행 전반을 기획·실행하는 것은 물론 협회 예산 중 30%를 2030 사업과 전문성 교육에 배정한다고 밝혔다.


최권일 기자는 “최근 광주전남 몇몇 신문사 사주가 바뀌면서 수습기자들을 많이 뽑았다. 덕분에 젊은 기자가 꽤 많아졌고 전체 비율로 20% 정도를 차지하게 됐다”며 “그런데 그에 비해 기협에선 젊은 기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부족한 것 같더라. 그래서 2030 위원회를 기협 산하에 두고 10년차 미만의 기자를 2030 위원장으로 선발해 젊은 기자들이 여러 사업 아이템이나 프로그램을 요구할 수 있도록 공약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성 평등 공약에 집중한 후보도 있었다. 이재원 광주MBC 기자는 성평등위원회를 구성해 양성 평등 실천 방안을 연구하는 한편 일·가정 양립과 육아 문제 해결 방안을 약속했다. 이 기자는 “기자 사회에 여성 기자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올해 광주전남기협에서 실시한 성 평등 의식조사를 보면 성 인지 감수성이 아직도 낮은 걸로 나온다”며 “이전에 광주MBC 노조위원장으로 일하며 노조에 별개 조직으로 성평등위원회를 둔 적이 있다. 이번엔 기자 사회 전체적으로 여성 기자들의 권익 보호, 성 인지 감수성을 높일 필요가 있겠다 싶어 독립적인 성평등위원회를 만들겠다 공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언론 발전을 위해 언론 탄압을 막거나 기자들의 근로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공약들도 제시됐다. 대구경북기자협회장으로 선출된 진식 영남일보 기자는 무분별한 언론중재위 제소로부터 취재권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고, 제주도기자협회장으로 당선된 박정섭 제주CBS 기자 역시 언중위 제소나 민·형사 소송에 법률 자문을 하는 변호사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지원 대상 병원을 확대하거나(제주) 대형사고 발생 시 현장 기자 지원을 위한 취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광주전남) 공약도 나왔다.


지역과의 상생을 강조한 공약도 있었다. 남형진 전북도민일보 기자는 “지역 사회와 함께 하겠다”며 전북기협 회원 가족들의 자원봉사활동을 추진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공약했다. 박정섭 제주CBS 기자도 “4·3의 세계화를 목표로 제주 4·3기행을 실시하겠다”며 “타 지역 언론인과 4·3을 함께 하며 언론인들부터 4·3의 진실된 목소리가 퍼져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협회이니만큼 회원 간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나왔다. 강원기자협회장으로 선출된 이무헌 강원일보 기자는 소속사 구분 없이 다양한 동호회를 활성화하거나 회원 및 회원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수기, 사진 등 작품 공모전을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인천경기기자협회장으로 선출된 문완태 중부일보 기자도 “회원들의 화합과 발전에 도움이 됐던 모든 활동을 부활시키겠다”며 막내-day의 활성화, 부서 간 만남 등 다양한 교류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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