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방문진 국감 내내 최승호 MBC 사장 해임 주장

민주당서도 '드론 촬영' 보도 비판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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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홍위병 방송’ ‘부당전보’ ‘노동 탄압’


자유한국당이 여당이고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 방송문화진흥회 국정감사에서 단골로 제기됐던 주장들이 공수만 바뀐 채 그대로 되풀이됐다. 14일 방문진 등을 대상으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3~4년 전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비판했던 그 논리 거의 그대로 MBC를 공격하고 최승호 사장 해임을 주장했다.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이런 질의와 추궁이 정권 바뀔 때마다 되풀이된다는 것이 대단히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MBC의 대규모 적자, 서초동 촛불집회 편파 보도, 보복성 인사·징계 등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MBC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문진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 등에 따르면 MBC는 올해 상반기에만 445억원의 영업적자를 내 연말까지 이 상태가 이어지면 2017년(-565억원), 2018년(-1273억원)에 이어 사상 첫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경영 참사”라고 한목소리를 내며 최승호 사장 해임을 요구했다. 윤상직 의원은 “최승호 사장이 독단적으로 지역MBC 사장들을 해임해 배상금만 16억원 이상을 물게 생겼다”며 “불법해임에 따른 손해배상에 대해 방문진이 최승호 대표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하고, 지난 2년간 2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데 대해선 경영책임을 물어 최승호 사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상균 이사장은 “적자 원인은 복합적”이라면서도 “이사회에서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답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방송문화진흥회 김상균 이사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뉴시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방송문화진흥회 김상균 이사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당 의원들은 최승호 사장 체제 들어 MBC의 편향 보도가 심각하다는 주장도 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한 것이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 보도다. MBC가 지난달 28일 집회 현장에 드론을 띄워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을 두고 한국당에선 “‘친 조국 집회’는 미화하고, ‘반 조국 집회’는 폄하한다”, “공정보도를 하지 못하고 진영이론에만 사로잡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보도와 관련해 박성제 보도국장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것을 두고도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드론 촬영을 자랑하듯이 얘기했다”, “기자 정신을 버리고 정치적 소신을 택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대출 의원은 “최승호 사장이 취임 전인 2017년 차기 사장의 조건에 대해서 ‘정치 권력과 주파수를 맞추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 (최 사장이) 정치 주파수를 제대로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드론 촬영 보도에 대해선 민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MBC 보도국장 출신인 김성수 의원은 “항공안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일몰 이후 드론 촬영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받지 않았다. 9월28일 일몰 시각이 6시22분인데, 촬영이 종료된 건 6시48분으로 26분 정도 시간을 초과한 게 맞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성제 국장이 다른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딱 보니 100만’ 이렇게 얘기한 것도 오해의 소지가 있고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하며 “사내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하니, 주위에서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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