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사기획 창' 논란에 공식 입장 "외압 없었다…청와대엔 유감"

  • 페이스북
  • 트위치

지난달 18일 방송된 KBS '시사기획 창-태양광사업 복마전'편의 한 장면.

▲지난달 18일 방송된 KBS '시사기획 창-태양광사업 복마전'편의 한 장면.

KBS가 〈시사기획 창〉 ‘태양광 사업 복마전’편의 재방송 취소와 이에 따른 청와대 외압설과 관련해 8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방송이 나간 지 20일만, 청와대가 공개 브리핑을 통해 ‘시정조치’를 요구한 지 17일만이다. KBS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사내외에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성명과 주장 등이 잇따르고 있어 관련 경위와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 관계를 밝힌다”고 설명했다.


먼저 ‘외압설’과 관련해선 “방송 전은 물론 본방송 이후 재방 보류 결정을 내리기까지 보도본부의 제작 책임자들은 해당 프로그램과 관련해 청와대 측으로부터 외압은커녕 어떤 연락도 직접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방송 다음날인 19일 저녁과 20일 오전 국민소통수석실 관계자들이 KBS 출입기자에게 ‘해당 프로그램의 일부 내용이 잘못됐다, 정정보도를 신청할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이 전부였다”는 설명이다.


KBS에 따르면 보도본부는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6월21일 공개 브리핑을 통해 오류라고 주장한 내용에 대해 사실 관계를 보다 깊이 있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예정됐던 재방송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방송 전후로 사내 심의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한 고려도 작용했다. 심의 결과에는 청와대와 관련된 일부 내용에서 연관 관계 등 맥락 설명이 충분치 않고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 두 번째 공개 브리핑을 통해 KBS에 사과방송을 요구한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청와대는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의 공문을 KBS에 보내 정정·반론 보도를 청구했다. 이에 대해 KBS는 지난 5일 ‘사실 관계에 대한 다툼이 있어 정정 또는 반론 보도가 어려우며, 추후 언론중재위원회 등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공문으로 회신했다.


KBS는 “다만 청와대 비서실에서 정정·반론 보도를 정식으로 요청하기 전에 2차례 공개 브리핑을 통해 ‘KBS에 정정 및 사과방송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해당 프로그램의 ‘재방 불방 결정’에 외압 논란이 초래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사회 발전과 건강한 여론 형성을 위해 ‘성역을 두지 않는 진실 추구’라는 저널리즘의 본령을 결코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방송을 구현하기 위해 제작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고 보호하며, 내외부의 부당한 간섭에는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BS 보도본부는 〈시사기획 창〉 사태와 관련해 3차례 편성위원회(보도위원회)를 열어 취재 및 데스킹 과정의 문제와 재방송 보류 결정의 적절성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제작진과 보도책임자 간에 입장이 엇갈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향후 이 문제는 노사가 참여하는 공정방송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KBS는 “제작 과정에서 방송제작가이드라인 위반 여부, 심의규정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사내 공식적인 기구를 통해 면밀히 검토를 거쳐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