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비대위 "태영건설 부회장 가족기업에 SBS 수익 빠져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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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전국언론노조 SBS본부가 지난 4일 서울 목동 SBS 1층 로비에서 ‘범 SBS 비대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엔 SBS 구성원 300여명이 참여해 윤석민 회장의 SBS 사유화 시도를 규탄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전국언론노조 SBS본부가 지난 4일 서울 목동 SBS 1층 로비에서 ‘범 SBS 비대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엔 SBS 구성원 300여명이 참여해 윤석민 회장의 SBS 사유화 시도를 규탄했다.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의 SBS 사유화를 저지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와 사측 및 대주주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SBS 비대위가 최근 윤석민 회장의 공개 사과와 함께 박정훈 SBS 사장과 이동희 SBS 경영본부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를 받지 않아서다.


SBS 비대위는 지난 4일 서울 목동 SBS 1층 로비에서 ‘범 SBS 비대위 결의대회’를 열고 △박정훈 사장과 이동희 경영본부장의 즉각 사퇴 △윤석민 회장의 공개 사과 및 재발방지대책 수립 △지난달 28일 SBS 이사회에서 통과된 조직개편안과 인사의 원상복구 △SBS 콘텐츠허브 이사 전원 철수 및 새 이사회 즉시 구성 등 네 가지 사항을 사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에선 이를 거절했고, 비대위는 “더 이상 이성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 과연 태영건설이 막중한 사회적 책임이 뒤따르는 지상파 방송의 대주주로서 자격이 있는지 국민과 시청자에게 직접 묻는 작업을 진행하겠다”며 9일 대주주의 기업범죄행위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대위가 주목한 곳은 ‘뮤진트리’라는 중소기업이었다. 뮤진트리는 지난 2005년 서울뮤직퍼블리싱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회사로 이때부터 SBS 콘텐츠허브의 전신인 SBS 프로덕션으로부터 해외에 수출하는 SBS 콘텐츠의 음악 등을 재가공하는 하청을 독점하고 있었다.


2005년부터 2018년 특별감사 직후까지 뮤진트리는 콘텐츠허브와 수출용 콘텐츠 음원 재가공 업무를 독점해 돈을 벌어들였는데, 특별감사 자료에 따르면 뮤진트리는 콘텐츠허브와 수의 계약을 통해 2014년 16억원, 2015년 12억원, 2016년 16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전체 매출의 65~87%를 차지하는 수익이었다. 이 기간 뮤진트리의 영업이익률은 적게는 17%에서 많게는 47%를 기록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이 뮤진트리의 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박모씨는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의 부인으로 사실상 이 부회장의 가족기업”이라며 “2005년부터 시작된 수의 계약과 부당지원으로 적어도 200억원대 안팎의 SBS 콘텐츠 수익이 이 부회장 가족회사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라는 게 콘텐츠 관련 업무에 정통한 사내 인사들의 공통된 추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콘텐츠허브 특별 감사 보고서에서도 이러한 콘텐츠허브와 뮤진트리 간의 특혜성 거래가 범죄행위라는 점이 언급됐다. 당시 감사보고서에선 “회사 설립 직후 콘텐츠허브와 독점계약을 체결한 점, 회사 매출에서 콘텐츠허브가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뮤진트리는 콘텐츠허브의 독점 위탁용역을 전제로 설립된 회사로 보인다”며 “이는 계열 회사인 태영건설 임원의 사적 이익을 위해 콘텐츠허브가 부당 지원을 했다는 의심을 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본부장은 “이처럼 빼돌려진 SBS 콘텐츠 수익으로 윤석민 회장이 측근들과 돈 잔치를 벌인 곳이 뮤진트리 하나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비대위는 이 같은 내용을 시청자 앞에 고발하고, 범죄행위를 사실상 묵인한 윤석민 회장, 유종연 전 콘텐츠허브 사장 등 관련자들에게 사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또 제보 등을 통해 추가적인 범죄 혐의도 빠짐없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콘텐츠허브는 기자회견과 관련 “뮤진트리 건은 지난해 3월 노사 합동 감사에서 이미 지적되었던 내용으로 관리감독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며 “뮤진트리는 재작년 7월 3개 업체 간의 경쟁 입찰을 통해 사업자로 재선정됐고, 작업 품질과 가격 조건이 우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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