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윤지오씨 인터뷰' 사과문에서 빠진 것

"왕종명 앵커 출연자에 무례" 사과
"뉴스거리만 좇는 관행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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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방송보고 십년만에 로그인하네요. 무책임한 MBC.”

 

MBC 뉴스데스크가 18일 고 장자연씨의 동료 배우였던 윤지오씨를 출연시켜 진행한 생방송 인터뷰와 관련해 시청자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취조하듯 질문을 던지며 윤씨에게 ‘장자연 리스트’의 실명을 공개해달라며 거듭 요구한 왕종명 앵커 하차와 함께 사과 방송을 요구하고 있다.

 

MBC 시청자 게시판 화면 캡처

▲MBC 시청자 게시판 화면 캡처

이와 관련해 MBC 뉴스데스크 제작진 일동은 19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작진 일동은 이날 오후 낸 입장문에서 “왕종명 앵커가 정치인의 실명을 밝혀달라고 거듭 요구한 부분이 출연자를 배려하지 않은 무례하고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많았다”면서 “왕종명 앵커와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이러한 시청자 여러분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당사자인 윤지오씨에게 직접 사과했으며, 오늘 뉴스데스크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도 사과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씨도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왕 앵커에게 사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윤씨는 “진행자로서 당연히 국민들께서 알고자하는 질문들을 하기 위해 애써주셨을 테고, 현재 제 상황이나 정황을 제대로 모르셨을 테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랜시간 언론인으로 살아오셨던 앵커님의 커리어에 본의 아니게 해를 끼쳐드린 것 같아 저로서도 죄송한 마음이고, 여러분들께도 우려심을 갖게 해 죄송하다”고 했다.

 

왕종명 앵커의 태도 논란과 별개로 이번 사안의 본질은 취재원이 직면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뉴스거리만을 좇는 뉴스룸의 잘못된 관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왕 앵커가 답변을 거듭 요구한 ‘장자연 리스트’ 실명 공개는 윤씨의 신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내용이다.

 

MBC 뉴스데스커 화면 캡처

▲MBC 뉴스데스커 화면 캡처

윤씨는 인터뷰에서 “지난 10년 동안 일관되게 진술을 해오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미행에도 시달리고 수 차례 이사를 했던 적도 있었다. 해외로 도피하다시피 갈 수 없는 많은 정황들이 있고, 해외에서 교통사고가 두 차례 있었다. 여러 상황 상 말씀 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어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것은 앞으로 장시간을 대비한 싸움이기 때문”이라며 “명예훼손으로 나를 고소하면 나는 더 이상 목격자, 증언자라는 신분이 아닌 피의자로서 명예훼손에 대해 배상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들에게는 단 1원도 쓰고 싶지 않다”고 했다.

 

윤씨가 이런 어려운 처지인데도, 제작진이 사전에 준비한 질문에 장자연 리스트 공개 요구가 들어있었다면 무책임한 것이고, 알면서도 질문했다면 윤씨의 목소리를 빌어 뉴스데스크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려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씨는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남겼다.

 

“앞으로 모든 인터뷰가 목격자와 증언자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고,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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