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거래' 의혹… 침묵의 시간 길어지는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 사건때와 대조적... 조선 측 "윤리위서 논의 예정"
기자들 "참담하다" "자성해야"... 뉴스타파, 15일 후속보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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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전·현직 간부들이 홍보대행사로부터 금품 등을 받는 대가로 기사를 ‘거래’한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일보의 침묵은 길어지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달 28일부터 박수환 전 뉴스컴 대표를 통해 이뤄진 언론과 기업의 부적절한 유착 관계를 연속으로 보도<사진>하고 있다. 2013년 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박수환 전 대표 휴대폰에 저장돼 있던 약 3만 건의 문자메시지가 그 단서로, 박수환을 매개로 이뤄진 금품 제공과 기사 거래 등의 정황이 담겨 있다. 박 전 대표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 역할을 하며 거액을 챙긴 혐의로 구속돼 징역 2년6개월 확정 판결을 받은 상태다.



지난 8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친 뉴스타파 보도에서 실명이 언급된 언론인(언론사 사장 포함)은 모두 8명. 그 중 6명이 조선일보 출신이다. 박 전 대표를 통해 대우조선으로부터 호화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송희영 전 주필을 포함해 다수의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금품 수수와 기사 및 인사 청탁 등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났다. 그러나 첫 보도 이후 보름이 지나도록 조선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송 전 주필의 향응 접대 의혹이 제기되자 이틀 만에 신문 1면을 통해 사과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일부 기자에 대해 인사가 이뤄지긴 했으나, 문책성 여부도 불분명하다. 자녀 인턴 채용 청탁 의혹 등이 제기된 송의달 전 오피니언 담당 에디터는 다음날 편집국 선임기자에 임명됐고, 명품 스카프 등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진 강경희 전 조선비즈 디지털편집국장은 이틀 뒤 조선일보 논설위원으로 발령났다. 전별금을 받았다는 박은주 조선비즈 사회부장, 박 전 대표의 요청을 받고 기사를 빼주거나 칼럼 등을 게재해준 것으로 의심되는 김영수 디지틀조선일보 대표이사와 윤영신 논설위원 등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 조선은 12일 기자협회보에 “윤리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는 입장만을 밝혀왔다.


내부에서는 참담하다는 반응과 함께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선 노조는 지난달 31일 노보를 통해 “해당 간부들이 이 같은 의혹에 연루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사측이 엄정한 조사를 진행하고 이에 따라 공식 징계위원회를 열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보도가 마무리되면 이에 대한 대의원회의를 열고 조합원 의견을 수렴해 추가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뉴스타파는 오는 15일쯤 기존에 보도되지 않았던 다른 언론사 기자 등을 포함해 언론 문제를 총정리하는 보도를 할 예정이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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