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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디어 스타 오카시오-코르테즈 신드롬

[글로벌 리포트 | 미국] 국기연 세계일보 워싱턴 특파원

국기연 세계일보 워싱턴 특파원2019.02.11 09:26:10

국기연 세계일보 워싱턴 특파원

▲국기연 세계일보 워싱턴 특파원

 이 정도면 가히 신드롬이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lexandria Ocasio-Cortez) 미국 연방 하원의원 얘기다. 그는 올해 29세로 미국 역사상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이다. 보스턴대 졸업 후 바텐더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대선 캠프 선거 운동원으로 일했던 오카시오-코르테즈는 지난 1월4일 의정 활동을 시작하자마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 등극했다. 이제 그는 미국 미디어와 정계에서 그의 이름 머리글자이자 트위터 계정 이름이기도 한 AOC로 불린다. 마치 JFK(존 F. 케네디), FDR(프랭클린 D 루스벨트)을 연상케 하는 ‘파격적인’ 예우이다. 한국에서 DJ, YS, JP 등의 호칭이 사용됐던 것과도 비슷하다.
 

 AOC는 미국 트위터 파워 지수에서 트럼프 대통령 다음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해 12월11일부터 올해 1월11일까지 한 달 동안 오카시오-코르테즈 트위터 계정(@AOC)을 통한 트윗, 리트윗, ‘좋아요’ 횟수가 1180만 건을 기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3980만 건에 비하면 절반 정도에 그쳤지만, 트럼프 이외의 모든 정치인을 통틀어 압도적인 2위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530만 건),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든 카멜라 해리스 상원의원(470만 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250만 건)을 크게 앞질렀다.
 

악시오스 보도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AOC가 정치인뿐 아니라 미국의 주류 미디어를 압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기간에 CNN은 330만 건, 의회 전문지 ‘더 힐’은 240만 건, ABC는 230만 건, 뉴욕타임스는 190만 건, MSNBC는 160만 건, NBC는 150만 건, 워싱턴포스트는 150만 건, 로이터 통신은 1백만 건가량으로 집계됐다. AOC가 언론사 중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한 CNN의 세배 가까운 기록을 세웠다. 특히 시선을 끄는 것은 트윗 건수이다. AOC는 하루 평균 7.2개의 트윗을 보냈고, CNN은 136개를 보냈지만 리트윗과 ‘좋아요’에서 커다란 차이가 났다. AOC는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활동을 통해 미국 주류 언론을 위협하고 있다. 주류 언론사는 그의 SNS 활동과 일반 시민의 반응을 추적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트위터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트위터

미국의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최근 트럼프와 AOC가 ‘뉴스의 미래’라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은 두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중계하거나 그들의 발언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보수 언론이 진보의 아이콘인 그를 집중적으로 커버하고 있다는 점이다. AOC는 스스로 ‘민주 사회주의자’를 자처하고, ‘미국민주사회주의자연합’(DSA) 회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가 미국 의원의 이념적인 스펙트럼에서 가장 왼쪽을 차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와 폭스비즈니스뉴스가 진보 성향의 CNN과 MSNBC보다 AOC 관련 기사를 다루는 건수가 훨씬 더 많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 의원들이 ‘보수 진영의 AOC’를 꿈꾸며 앞다퉈 그를 벤치마킹하려 한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와 AOC의 공통점으로 카리스마를 꼽았다. 카리스마가 있는 정치인일수록 거짓말이나 실수에도 콘크리트 지지층이 흔들리지 않고, 공격을 받을수록 고귀해 보이며 연민을 불러일으키고, 멋져 보인다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CNN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짐 아코스타가 기자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할수록 트럼프 마니아가 더욱 결속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AOC도 폭스뉴스 등 보수 언론과 보수 논객의 공격에 노출될수록 그의 정치적 입지가 강화된다고 폴리티코가 지적했다.

 

 미국 주류 언론의 프로듀서와 편집자는 트럼프와 AOC의 카리스마에 최면이 걸릴 위험이 크다고 한다. 이 두 사람과 관련된 기사를 다뤄야 독자와 시청자의 반응이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언론이 양 극단을 치닫는 두 사람을 쫓다 보면 포퓰리즘의 나팔수로 전락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AOC도 미디어의 스타에서 한 걸음 더 나가 입법 실적을 착실히 쌓아가야 미국과 세계를 이끄는 정치 지도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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