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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청와대 직행 논란에 문 대통령 "권언유착 없다"

문재인 대통령 '2019년 신년 기자회견'
올해도 각본 없는 기자회견
문 대통령, 사회자로 나서 직접 질문자 선정
내외신 기자 200여명 중 22명 지목돼

김달아 기자2019.01.10 17:58:17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손을 들어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손을 들어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현직 언론인들의 청와대 직행 논란을 두고 “언론 영역에서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을 모신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지금 정부에선 권언유착 관계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집권 3년차를 맞은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년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 대통령이 TV로 생중계되는 공식 기자회견을 연 것은 2017년 8월 취임 100일, 지난해 신년초에 이어 3번째다. 올해 신년 기자회견도 지난해처럼 질문자와 질문 내용에 대한 사전 조율 없이 이뤄졌다. 특히 올해는 문 대통령이 사회자로 나서 직접 질문자를 지목하고 질의응답을 이끌었다.


문 대통령과 기자들의 일문일답은 외교안보, 경제, 정치사회 분야로 나뉘어 1시간30분가량 진행됐다. 현장에 있던 내외신 기자 200여명은 질문 기회를 얻기 위해 열띤 경쟁을 보였다. 이 가운데 22명이 지목돼 마이크를 잡았다. 방송사와 외신이 각각 5곳, 통신사와 경제지가 4곳씩, 지역지가 2곳, 중앙일간지와 인터넷신문은 1곳씩 선정됐다.


질문과 답이 오가며 몇 차례 웃음이 터지기도 했지만 회견 막판엔 날 선 질문이 이어졌다. 박지환 CBS 기자는 지난달 31일자로 명예퇴직한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이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으로 임명된 것과 여현호 전 한겨레 선임기자가 지난 7일 한겨레에 사표를 제출한 직후 청와대 국정홍보관으로 자리를 옮긴 행태를 언급하며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박 기자는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기자들과 북악산 산행을 하며 ‘권력과 언론은 건강한 긴장 관계여야 한다’고 하셨다. 언론의 비판 기능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한 말씀이라고 기억한다”며 “하지만 최근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행정관 인사에 현직 기자가 사표가 수리된 지 일주일, 이틀도 되지 않아 임명됐다”고 지적했다.


박 기자는 그러면서 “권력을 건전하게 비판해야 하는 현직 기자에서 권력의 중심에 들어왔다는 비판이 나온다”며 “기자들이 해온 권력 감시의 순수성과 진정성이 의심을 받고 언론의 독립성이 훼손된다는 우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고 물었다.


문 대통령은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에 오는 것이 괜찮으냐는 비판을 한다면, 그 비판을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언론 가운데 공정한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해온 분들은 하나의 공공성을 살려온 이들이라고 생각한다. (…) 청와대의 공공성 정신을 살려 나가면서 청와대를 보다 유능하게 할 수 있는 인재들을 모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내부에서 길들여진 목소리가 아니라 새로운 관점, 시민의 관점, 비판언론의 관점을 끊임없이 제공받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거엔 정권이 언론에 특혜를 주고 언론은 정권을 비호하는 ‘권언유착’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정부에서 권언유착 관계는 전혀 없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주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문 대통령은 신중한 태도와 함께 다소 강한 어조로 답변했다.


정우상 조선일보 기자는 “대통령님이 야당 정치인이었다면 그분들(김태우, 신재민)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서 국가권력으로부터 외압을 받는다거나 인권침해에 대비해 변호인을 구성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그런데 이번에 두 사람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보면 인격을 모독하는 발언을 한다거나 의도가 불순하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두 사람의 행동에 대해 대통령님의 평가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해당 질문을 받은 문 대통령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천천히 입을 뗐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임무는 민간인이나 하위공직자를 사찰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과 그 주변, 고위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를 감시하는 것”이라며 “역대 정부의 대통령들, 주변 특수관계자와 고위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가 국민에게 준 상처가 얼마나 큰가. 앞의 두 정부 대통령들은 그런 일로 재판까지 받고 있다. 그런 것을 경계하라고 특감반을 두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 정부에서는 과거 정부처럼 국민께 실망을 드릴만한 권력형 비리 등이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 특감반은 소기의 목적을 잘 했다고 볼 수 있다”며 “김태우 수사관이 제기한 문제는 자신이 한 행위다. 그가 한 감찰행위가 직분에 벗어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그 부분이 수사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가려지리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신재민 전 사무관 사건에 대해선 “젊은 공직자가 자신의 판단에 대해 소신과 자부심을 가지고 (주장)한 것은 대단히 좋은 일이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그의 문제 제기는 자기가 경험한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가지고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정책 결정은 훨씬 더 복잡하고 신 전 사무관이 알 수 없는 과정을 통해서 이뤄진다. 그 결정 권한은 장관에게 있다”며 “(만약) 결정권이 일개 사무관에 있거나 소속 국에 있는데 상부가 다른 결정을 강요하는 거라면 압박이라 할 수 있지만, 권한이 장관에게 있고 바른 결정을 위해 실무자가 의견을 올리는 것이라면 장관의 결정이 본인의 판단과 달랐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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