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 그늘, 해안의 역습'

[제338회 이달의 기자상] 부산일보 사회부 이승훈 기자 /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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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사회부 이승훈 기자.

▲부산일보 사회부 이승훈 기자.

“오지도 않은 ‘해양 재난’으로 공포심만 조장하는 거 아닙니까.”


이번 보도의 최대의 벽은 그동안 쌓여온 ‘재난 불감증’이었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부산 해안엔 100~200년 급 해일 발생 가능성이 예상됐다. 지난 50년간 태풍 각도, 빈도, 시기 등 모든 데이터가 ‘초대형 매미’ 발생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런데도 국립해양조사원, 부산시 등은 ‘주민 불안’만 조장할 수 있다며 침수예상도 공개를 꺼렸다. 그 이면엔 해안에 줄줄이 서 있는 초고층 빌딩의 집값 하락 우려도 숨어 있었다. 부동산업자, 주민 반발도 심하니 괜한 보도로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뜻이었다. 실제 첫 보도 이후 본사는 물론 기자들에게까지 항의 전화가 잇따랐다.


하지만 기획팀은 언론의 예언자적 역할을 포기하지 않았다. 기후 변화와 무분별한 인위적 개발로 부산 해안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는 사실을 인지시켰다. 전문가 의견은 물론 차바, 매미, 콩레이 내습 등 때 피해 현장을 돌며 점차 커지는 위험성을 부각했다. 고리원자력발전소, 남포동 상권, 강서구 산단 등까지 침수돼 ‘부산 마비’의 현실화 가능성도 제시했다.


사후 대책 위주의 방재 대책을 180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다. 보도 이후 기후, 건축 전문가를 비롯해 이를 지원할 행정·입법기관들의 관심이 잇따랐고, 이는 성공적인 대 토론회로 이어졌다. ‘블루벨트’ 개념 첫 제시 등 가시적인 성과도 잇따랐다. ‘해양 도시’ 부산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해안 방재 도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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