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기간 중에 만난 보육생은 여느 여대생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인터뷰 내용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광주의 어머니 조아라 여사가 6·25 전쟁고아들을 수용하기 위해 ‘가난하지만 성스러운 여자아이들이 사는 집’이라는 설립운영 취지로 세운 성빈여사에서 어린 고아소녀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보육생은 “자신이 말을 잘 듣지 않고 허락 없이 쌍꺼풀 수술을 했다는 이유로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 할 뻔 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취재진은 <욕설 학대… 지옥같은 10년>을 제목으로 첫 보도를 했고 이후 고아소녀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자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까지 앞 다퉈 나서며 광주 YWCA의 책임감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광주시 동구청은 해당 보육시설에 전수조사와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감사결과 원장이 후원금을 개인적으로 쓴 사실이 밝혀졌다. 원장은 직무정지가 됐으며, 추가적으로 아동학대 사실을 은폐한 것이 드러나 1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앞으로도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 국가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두 번, 세 번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취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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