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제338회 이달의 기자상] 한겨레신문 탐사에디터석 김완 기자 /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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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탐사에디터석 김완 기자.

▲한겨레신문 탐사에디터석 김완 기자.

어떤 현상은 사건이다. 제주도에 예멘 난민이 입국하자 한국 사회엔 기다렸다는 듯 ‘혐오’가 창궐했다. 한 번도 난민 문제를 ‘우리 안의 문제’로 인식해보지 못했던 입장에서 뜻밖이었다. 어떤 이들은 왜 분노하는 것인가, 무슨 공포로 공동체의 밑동이 흔들리는 것인가. 그 전쟁을 주도한 건 ‘가짜뉴스’였다.


후배들과 함께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보기로 했다. 시작은 지지부진했고, 과정은 쉽지 않았다. 회로 안에 들어서지 못하고 입구인지 출구인지 모를 지점에서 계속 맴돌았다. 그렇게 ‘3단 연결망 분석’이라고 이름 붙인 ‘가짜뉴스 생산-유포-전달자’ 그림을 완성하는 데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우리야말로 한국 사회에서 가짜뉴스를 가장 많이 본 기자들”이란 농담을 위로처럼 건네며 만들어낸 한국 사회 혐오 지형도였다. 거기서 하나의 집단이 떠올랐다. ‘에스더기도운동’이었다. 연결망 분석 이전부터 추적하고 있었던 가짜뉴스의 발원지, 공장의 실제 출현을 보았다.


한겨레 보도 이후 가짜뉴스 전파가 상당히 둔화된 양상이다. 가짜뉴스의 진원지를 심층 취재하자 유포와 확산이 위축된 모습도 보인다. 가짜뉴스가 좀먹는 건 결국, 사회적 신뢰다. ‘진짜뉴스’ 집단의 토양이자 생존 방식이 훼손된다. 이번 보도를 통해 더 이상 언론사 안에서도 저널리즘을 말하는 게 겸연쩍은 시대, 진짜뉴스를 해나가는 일이 뭔지에 대한 뭔가 뭉클한 용기를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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