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넷플릭스 전성시대 맞아?" 기자들이 팟캐스트에 푹 빠져버린 이유

사비 들이고 시간 쪼개가며 독자 질문 답하고 수익 창출... 인기 힘입어 출판사 계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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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천하’, ‘동영상 전성시대’에도 귀로 듣는 콘텐츠는 여전히 인기다. 가령 운전을 하거나 설거지를 할 때 등, 시선을 화면에 고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귀로 들을 수 있는 무언가를 찾곤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팟캐스트다.


팟캐스트는 오디오 콘텐츠의 특성상 확장성이 높고 진입 장벽이 낮지만, 콘텐츠 경쟁은 그만큼 더 치열하다. 국내 1위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의 인기 프로그램 순위에서 주요 언론사들의 팟캐스트 채널은 상위권에 거의 들지도 못할 정도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소속 언론사의 지원 없이, 오직 알차고 유익한 정보만을 내세워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기자들이 있다. 그들은 왜 굳이 사비를 들여, 개인 시간을 쪼개가며 팟캐스트를 하는 걸까.


홍선표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지난 2월부터 매주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경영’이란 제목으로 팟캐스트를 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주1회 이상 업데이트는 빼먹지 않을 정도로 열심이다. 홍 기자는 “경제학원론을 쉽게 풀어쓴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GDP는 무엇이고 물가는 어떻게 정해지는지, 실업률이 현실의 실업 상태를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언론에서 매일 다루지만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잖아요. 그렇다고 기사를 쓸 때마다 매번 그 개념을 설명할 수도 없고요.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알려줘서 경제 이슈를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15분 남짓 하는 방송이지만, 원고 준비부터 편집까지 주말 하루가 꼬박 들어간다. 팟캐스트만 하는 게 아니라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도 올리고, 유튜브와 뉴스 큐레이션 앱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다. 말 그대로 ‘원소스 멀티유즈’다. 모든 독자 댓글에 감사 인사를 남기고, 휴가를 갈 때도 미리 방송을 만들어두고 떠난다. 덕분에 청취자도 꾸준히 늘어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만 구독자가 3000명을 넘었다. 지난 상반기에는 오디오클립 ‘탑10’ 채널에 뽑히기도 했다. 출판사와 계약도 했다. 홍 기자는 “모든 작업은 개인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하기 때문에 회사에선 전혀 터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해욱 서울경제신문 기자도 직장 생활을 접고 창업에 뛰어든 자영업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달고나’를 지난해 말부터 방송해왔다. 지난 4월까지 총 20회가 방송했으며, 현재 시즌2를 준비 중이다. 박 기자는 “직장인들이 출퇴근길에 팟캐스트를 많이 들으니까 직장인 대상 팟캐스트를 해보고 싶었다”며 “평소 자영업 시장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내 미래가 될 수도 있기에 공부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 역시 팟캐스트는 철저히 근무시간 외에 개인 활동으로 하고 있다. 회사에 보고는 했지만 문제 삼지 않는다. 처음부터 스터디 차원에서 시작했기에 광고 등 수익에도 관심 없다. 하지만 팟캐스트를 한 경험은 그에게 플러스가 됐다. “매회 게스트로 자영업자를 초빙해서 한 시간씩 얘기를 했는데, 자영업의 고충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됐죠. 그때 만났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취재원이 되고 자영업 기사를 쓸 때 사례 찾기도 쉬워졌고요. 앞으로 어느 부서를 가든지 이쪽 분야는 계속 관심을 가지고 하고 싶어요.”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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