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10년 상처 딛고 혁신 첫 걸음

공정방송투쟁·노사갈등 마침표
정찬형 신임 사장 임기 시작
현덕수 국장 등 새 리더 맞아
YTN 기자들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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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형 YTN 신임 사장이 지난달 21일 임기를 시작했다. 공개모집을 거쳐 지난 7월 사장 내정자로 선정된 지 두 달 만에 선임이 확정된 것이다.


YTN은 정 사장의 취임으로 짧게는 지난 연말 불거졌던 ‘최남수 사장 사태’, 길게는 지난 10년간의 공정방송 투쟁과 노사 갈등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정 사장은 지난달 27일 취임식에서 “반성이 혁신의 시작점”이라며 “반성의 마음을 시스템으로 정착시키는 것, 다시 이 반성과 다짐의 지겨운 반복을 끝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과 현덕수 보도국장(8월27일 임명) 등 새 리더를 맞이한 YTN 구성원은 사내 분위기 변화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YTN의 한 기자는 “사장·보도국장 선임, 보도국 인사 등이 제대로 이뤄진 게 2008년 해직 사태 이후 처음인 것 같다”며 “그동안 느낄 수 없었던 기대감과 ‘으쌰으쌰’ 하자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전했다.


내부에선 기대가 큰 만큼 ‘마지막 기회’라는 절심함도 상당하다. YTN의 또 다른 기자는 “오랜 시간 갈망해왔던 공정방송을 실현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YTN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이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다면 누구를 탓할 수 있겠나. 그땐 우리의 자질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재출발선에 선 YTN엔 노사·노노갈등 봉합, 보도경쟁력 강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맥락·통찰 갖춘 보도, 팩트체크 강화, 노사관계 복원, 조직 혁신, 과거 진상규명과 청산’ 등을 강조한 이유다. YTN은 지난달 27~28일 기구 개편과 함께 인사를 단행하고 혁신의 첫 발을 내디뎠다. 본부장 직책 1석을 줄이고 일부 부서를 폐지하거나 통합하는 등 ‘슬림하지만 보도에 집중할 수 있는 조직’으로 변화를 꾀했다.


개편 가운데 보도국 에디터제 도입, 사회이슈를 전담하는 기획팀 신설이 눈에 띈다. 현 보도국장을 비롯해 2008년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다 해직을 겪은 기자들은 주요 보직에 올랐다. 우장균 기자는 경영본부장, 조승호 기자는 보도혁신본부장, 노종면 기자는 혁신지원팀장에 자리했다.


현 보도국장은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10년간 노사갈등이 이어지면서 보도국 내부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았고 뉴스 보도는 편집부 위주로 이뤄졌다”며 “이번 기구개편과 인사는 조직을 단순·집중화하면서 YTN 보도의 무게중심을 취재부서로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 국장은 “YTN의 브랜드 이미지답게 현장성과 이슈 밀착형 보도를 강화하는 한편, 시대적 가치관을 반영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기획팀을 신설했다”며 “노사갈등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새로운 리더십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 YTN이 보도로써 진정한 승부를 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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