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모바일 채널의 유혹… "구독자 늘려라"

네이버, 오는 10일 모바일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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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모바일 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네이버는 오는 10일 ‘네이버 커넥트 컨퍼런스’에서 바뀐 모바일 메인 화면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첫 화면에서 뉴스가 제외되고 검색 중심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는 대신에 두 번째 화면에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뉴스가 보이는 뉴스판을, 세 번째 화면에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뉴스로 구성된 뉴스피드판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판에선 이용자가 직접 구독을 선택한 언론사의 뉴스가 우선적으로 노출되고, 뉴스피드판에선 이용자 개인 성향이 반영된 추천 뉴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다시 말해 이용자의 선택을 받아야만 네이버의 바뀐 모바일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언론사들이 네이버 모바일 개편을 앞두고 채널 구독자 늘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령 5000호 발행(9월28일자)을 기념해 지난달 21일부터 네이버 모바일 구독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하와이와 동남아 왕복 항공권, 골프 드라이버, 고급 손목시계 등을 경품으로 걸었다.


한국경제TV와 MBN, 노컷뉴스 등도 지난 8~9월 사이 AI스피커, 커피 교환권 등을 내세워 채널 구독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같은 일회성 이벤트가 실제 얼마나 많은 구독자 증가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한 경제지 디지털 담당자의 말대로 “뭐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니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네이버 모바일에서 구독 가능한 언론사 채널은 44개. 구독 채널 수에 제한은 없지만, 대체로 3~4개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다. 네이버가 언론사 채널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지 약 5개월 만인 지난 3월 기준 이용자들이 설정한 채널 수는 평균 4.05개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최근 전국 성인 남녀 10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1인 평균 3.59개 언론사에 대해 구독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보다 훨씬 많은 73개 언론사(지역 일간지 포함)에 대해 구독 의향을 물은 결과였다.



주목할 점은 단 1개 언론사에 대해서만 구독 의사를 보인 비율이 전체의 38.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1개를 선택한 이용자는 각 언론사 유형별로 대표된다고 평가되는 언론사를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선택된 언론사 상위 10개사는 전체 선택의 54.7%를 차지했다. 특정 언론사들로 선택이 집중됐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언론사들이 모바일 구독자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JTBC가 독보적으로 많은 선택을 많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형별로는 방송사(9개사)가 41.2%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브랜드 인지도와 동영상 뉴스에 대한 선호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채널 서비스 환경에서는 언론사의 뉴스가 기사 단위가 아닌 브랜드 별로 선택을 받게 되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각인되지 않는 언론사는 잊히기 쉽다. 선택 가능한 44개 언론사에도 들지 못한 군소 매체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더 어려운 구조가 된다. 이용자들의 선택이나 언론사의 평판이 알고리즘 추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기사 배열 알고리즘 요인을 공개하진 않고 있지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이용자 피드백’이며, 이번 모바일 개편 역시 ‘이용자 중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국 독자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핵심 화두이자 과제인 셈이다. 최민재 언론재단 책임연구위원은 “기사 품질 차별화를 통한 구독자 확보 전략 추진이 필요하다”며 “기사 건건이 트래픽을 올리던 익명성 작업에서 벗어나 이용자들이 우리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체 브랜드화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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