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상반기 광고매출, 작년보다 11% 하락

방문진 '2017 경영평가보고서'
2010년부터 공정성 확보 실패
업계 "손실 1000억원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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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상반기 실적이 심상치 않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5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MBC가 올해에는 1000여억원의 손실을 예상할 정도다.


2018 광고수입현황 자료를 보면 MBC의 올 상반기 광고매출은 약 1449억원. 지난해 상반기 광고매출(약 1638억원)보다 11% 이상 떨어진 수치다. 지난 2010년 605억원, 2011년에는 7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MBC가 2012년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걷더니 550억원의 적자를 낸 지난해보다 더 하락할 전망이다.


지역MBC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상반기 약 94억원의 광고매출을 올린 부산MBC는 올 상반기 69억원의 수익에 그쳤다. 무려 27% 가까이 실적이 빠진 것이다.

대구MBC(-23.1%)와 광주MBC(-22.3%), 대전MBC(-24.7%) 등 대다수의 지역사들도 20% 이상 매출이 하락했다. 지난해 상반기 16곳 지역사의 총 광고매출은 약 858억원. 올 상반기에는 659억원에 그치며 평균 23% 이상의 광고수익이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상반기에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 등 수백억원의 스포츠 중계권 비용으로 대부분의 지상파들이 손해를 본 것도 있지만, MBC의 하락세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동안 정권의 압력 속에서 보도 참사를 이어온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MBC 보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전체 이미지와 신뢰도가 추락해 회복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오는 19일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의결될 예정인 ‘2017 경영평가보고서’는 MBC 실태를 ‘날개없는 추락’에 비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의 신뢰도와 영향력 하락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 지난 2010년 이후 수년간 공정성과 객관성, 중립성 확보에 실패하며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보고서에는 MBC가 그간 주요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해 대응이 미흡한 수준을 넘어 방관적 태도에 가까웠던 점, 국제보도에는 심층 취재 없이 구색 맞추기에 급급했던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수준의 지위를 회복하기까지 “장기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의 한 기자는 “정상화 이후 혁신하려고 내부에서도 노력은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MBC 이미지가 생각보다 더 심각하더라. 적응하고 복원하는데도 오래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MBC가 무너진 지난 몇 년은 방송 환경이 가장 많이 바뀐 시기였다. 그래서 시장을 따라잡기 더 어려울 것”이라며 “큰 이벤트가 있지 않는 이상 당분간 좋지 않은 실적은 계속될 것이다. 미디어 흐름을 파악하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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