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포럼, 사람의 뉴스편집 일부 유지 제안

총 9가지 뉴스 배열 원칙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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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이 사람이 편집한 뉴스 서비스 일정 부분 유지를 제안했다. 3분기부터 100% 알고리즘 뉴스 편집을 예고한 네이버가 이 같은 제언을 얼마나 반영해 서비스 개선을 이뤄낼지 관심이 모인다.


네이버 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 김경희 위원(한림대 교수)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YWCA 대회의실에서 네이버 뉴스배열과 관련한 이용자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네이버 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 김경희 위원(한림대 교수)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YWCA 대회의실에서 네이버 뉴스배열과 관련한 이용자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론화 포럼은 18일 서울 중구 YWCA회관에서 공청회를 열고 지난 1월 이후 5개월 간 논의한 결과를 발표했다. 포럼은 이날 이용자 설문결과와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도출한 9가지 뉴스 배열 원칙을 제시했는데 여기엔 “‘사람’이 선택한 뉴스 서비스를 일정 부분 유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성철 공론화 포럼 위원장(고려대 교수)은 “AI에서 아무래도 시의성 있고 사람들이 많이 볼 뉴스를 배열할 텐데, 사람들이 잘 보지 않고 시차는 있지만 정말 중요한 사회적 의미, 저널리즘적 가치를 갖는 뉴스는 배제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며 “객관적으로 검증된 뉴스 전문가가 내부에서 뉴스배열을 담당하거나 언론사 기자와의 협업 아래 상호 추천을 통해 와서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포럼은 아울러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외부 위원회를 설치하며 그 자체로 ‘책임전가’ 비판을 받아온 외부 기구 통합도 제시했다. 뉴스편집을 담당하는 유봉석 네이버 전무는 “네이버 단독기구가 아닌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경우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나머지 4개 위원회에 대해선 “통합해서 갈 것”이라 답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4개 기구가 올해 2~3분기까지 활동하면 모두 종료가 된다. 그래서 각 위원회 2기 출범을 하지 않고 통합 버전인 ‘네이버 뉴스 이용자 위원회(가칭)’, 단독 위원회가 만들어질 예정”이라며 “구성은 학계, 시민단체, 정당, 생산자 단체 등 기존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진 못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 외 포럼은 △이용자의 다양한 뉴스 서비스 이용을 위한 노력 경주 △언론사 차별과 정치적인 영향 배제한 뉴스 제공 △언론사와의 합리적인 제휴와 수익배분(인·아웃링크 여부 언론사가 결정) △뉴스배열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 △알고리즘 관리방침 공개 △가짜뉴스 등 뉴스 관련 이슈 대응을 위한 언론사, 이용자와의 적극 소통 △이용자 스스로 뉴스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 제공 등을 언급했다.



원칙 제언에 앞서 이뤄진 이용자 설문조사와 전문가 심층 인터뷰 발표에서도 앞으로 네이버의 과제가 될 지점이 제시됐다. 특히 이용자 조사에서 뉴스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저널리즘적 욕구’가 확인된 점이 유념할 만하다. 총 2141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27일~4월2일 실시한 조사(마켓링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1%포인트) 결과 네이버의 기사배열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34.2%에 그쳤으며, 네이버 주 이용자 38.7%는 네이버가 “사회기득권층에 유리한 기사배열을 한다”는 데 동의했다. ‘다양한 주제의 기사를 배열한다’는 데는 54%가 긍정했지만 ‘남녀문제를 공평하게 다룬다(26.6%)’, ‘사회적 약자 문제에 다양하게 배열한다(21.6%)’는 응답은 저조했다. 연예뉴스(47.6%), 가십성 기사(37.6%)를 많이 배열한다는 답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포럼이 결과보고서를 통한 제안을 마치고 종료되면서 이젠 네이버가 이를 얼마나 반영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유봉석 네이버 전무는 “도입시기 차이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이 아홉 원칙은 네이버가 모두 다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적극 수용의사를 밝혔지만 이날 전체 발언을 살펴보면 여전히 미지수로 남는 지점이 많다.


유 전무는 네이버가 공언해 온 알고리즘 100% 편집과 대치되는, ‘사람 개입 뉴스배열’ 제안에 대해 “외부의 집단지성이나 언론사의 지성을 이용한 사람 개입”을 거론했지만 발언 전체 맥락을 보면 지난달 9일 모바일 뉴스 개편안 발표 당시 노선을 변화 없이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유 전무는 “이미 채널 서비스를 통해 언론사 편집가치는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며 “언론사의 편집가치를 전반적인 알고리즘으로 반영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채널 영역 내 언론사가 생산한 주요 뉴스에 가중치를 둬 알고리즘으로 편집되는 뉴스피드 반영, 언론사의 (공들인) 기획물·연재물만을 묶어낼 수 있는 코드값 부여, 언론사앱에서 푸시하는 기사에 알고리즘 가중치를 둬 속보의 가치를 반영하는 방식 등을 언급했다. 포럼은 뉴스배열 최종 선택에 사람이 개입해 놓치기 쉽지만 의미 있는 ‘하나의 기사’를 제공할 수 있게 하자는 의미지만 네이버는 각 언론사가 자신의 뉴스에 알고리즘상 일정 부분 가중치만 부여할 수 있게 하겠다고 한 셈이다.


공론화 포럼 한 위원은 “포럼 첫 회의 때 한성숙 대표가 참석해 포럼에서 결정된 사안은 비즈니스 핵심 영역을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제안한 부분은 반드시 차후 네이버 뉴스 정책에 반영되고 행보가 이어져야 실질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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