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본사·경기남부 '편집권 갈등' 장기화 되나

이달 초 6·13 지방선거 앞두고 남경필 후보 관련 기사로 갈등
본사, 계약해지 가능성 언급... 경기남부, 비대위체제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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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뉴시스 본사와 뉴시스 경기남부취재본부(이하 경기남부) 사이에 불거진 편집권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본사는 계약해지를 언급했고 경기남부는 비대위를 꾸려 강경 대응에 나서는 상황이다.


두 회사의 공방은 이달 초 경기남부 기자들이 취재한 경기도 교통행정 비판 기사가 출고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본사는 지선 전인 지난 2~10일 경기남부가 작성한 <경기도 경남여객 특혜→한정면허 갱신 불허로 귀결>, <특정사만을 위한 경기도 졸속행정> 등 기사 10건을 내보내지 않았다. 기사에 등장하는 경남여객은 지선 당시 후보였던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친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다. 이 때문에 해당 기사는 ‘특정 후보를 비방하고 언론의 공정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선거법을 위반할 우려도 있어’ 출고를 보류했다는 게 본사의 설명이다.


본사의 대처에 경기남부 기자들은 반발했다. 남 지사의 개인적 사안이 아니라 그가 재임한 지난 4년간 경기도 버스정책의 민낯을 파헤친 보도라는 것이다. 김경호 경기남부 취재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출고되지 못한 기사들을 잇따라 올리며 본사를 비판했다. 김 국장은 ‘본사와 본사의 모회사인 머니투데이가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지역본부를 빼앗으려 한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대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본사는 지난 8일 경기남부에 내용증명<사진>을 보내 계약해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본사는 “(김 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당사 및 당사 임원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지역본부가 작성한 뉴스 초고에 대한 최종적인 편집권과 해당 기사를 대외적으로 출고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출고권은 엄연히 본사에 있다. 문제가 된 기사의 출고 보류도 본사의 정당한 편집권 행사”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 게시글 삭제, 경기남부 대표자의 공식 사과, 최근 4년간 매출내역서 등 6가지 사항을 15일까지 지키지 않으면 계약해지를 통보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경기남부도 본사에 맞섰다. 경기남부는 지난 12일자로 본사에 보낸 내용증명에서 “남 지사의 잘못된 버스행정에 대해 이미 4년 전부터 기사를 작성했으나 본사가 번번이 기사출고를 막아왔다”며 “버스회사를 가업으로 갖고 있는 남 지사가 재임종료를 앞두고 이상한 버스행정을 밀어붙인 것을 지적하는 기사가 어떻게 특정 후보에 대한 비방이며 언론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지선 이후 일주일이 흘렀지만 두 회사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본사는 여전히 경기도 버스행정과 경남여객을 비판하는 기사를 출고하지 않고 있다. 미출고 기사는 13개로 늘었다. 경기남부가 독자적으로 채용한 경력기자들의 CMS 아이디 등록도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머니투데이와 뉴시스 본사의 지역본부 장악 저지 및 언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경기남부는 장기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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