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모습 오롯이 담아 찰칵, 심장이 쿵

[한국 기자들의 '싱가포르 열전'] 조성봉 뉴시스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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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셔터를 눌렀다. 에스플러네이드 인근 다리 위였다. 3m 앞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리나베이샌즈 야경을 둘러보고 있었다. 조성봉 뉴시스 사진기자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머리카락 한 올 못 보고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이 온전히 카메라에 담겼기 때문이다.


조성봉 기자는 “빨리 마감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누구나 찍을 수 있지만 아무나 찍을 수 없는 사진이었다. 여러 친구의 도움 덕분에 많은 기자들이 놓친 그 장면을 운 좋게 담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기자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4일까지 15박16일간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취재했다. 지난 9일 펜기자 3명과 사진기자 1명이 추가로 싱가포르에 들어오기 전까지 나 홀로 선발대였다.


아무 정보도 없이 홀로 내던져진 싱가포르. 그는 매일 같이 북한 실무팀 숙소인 풀러튼 호텔에서 미국 실무팀 숙소인 카펠라 호텔, 프레스센터가 있는 F1 핏 빌딩 등 이곳저곳을 오가며 정상회담 준비 과정을 취재했다. 이 기간 그가 쓴 교통비만 90만원에 육박했다.


이동시간 외에 나머지는 오롯이 ‘뻗치기’ 시간이었다. 체감온도 40도가 넘어가는 온도에 길바닥에서 무한정 기다리는 일은 고됐다. 수시로 기자들에게 위협을 가해오는 무장 경찰로 심장이 쫄깃해지는 순간도 여럿이었다.


조 기자는 “모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을 담기 위한 고행의 시간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기종도 번호판도 똑같은 차량을 타고 다녀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정보는 워낙 없어 숙소인 세인트리지스 호텔 앞에서 많은 시간 뻗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에게 이번 취재는 감회가 남다른 시간이었다. 대학 학보사 시절인 2003년 남북대학생통일한마당을 시작으로 수차례 북한에 갔고 이후 통일뉴스에서 기자 생활을 할 정도로 북한에 관심이 많았던 그여서다. 조 기자는 “북미가 70년간 대결 상황이었다면 이번 회담을 통해 서로간의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새롭게 시작했으면 한다”며 “앞으로의 비핵화 과정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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