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 기술 총망라… 싱가포르서 한국 언론의 미래 엿보다

[북미 회담, 언론에 무엇을 남겼나]
MBC, 국내 첫 '비주얼 동시통역'… SBS, 미·일 방송사와 특별 생방송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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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쁜 사흘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한 순간부터, 언론사 뉴스룸은 초시계처럼 빠르고 긴박하게 돌아갔다. 불과 20여 일 전에 회담 취소와 번복 등 반전이 이어진 탓에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만남이었다. 모든 일정과 전망이 불투명한 악조건 속에서도 기자들은 역사적인 순간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싱가포르 현지 회담장과 두 정상의 숙소 등 곳곳에서 더위와 싸우며 세계 언론과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방송사들은 2~3일 전부터 대규모 방송 인력을 싱가포르 현지에 파견해 생생하고 다양한 소식을 전했다. KBS는 특별취재단과 중계팀 등 40여명을 싱가포르에 파견했다. 임장원 기자를 단장으로 하는 취재팀은 취재기자 14명과 영상 제작 인력 등으로 구성됐다. 북미정상회담 장소인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직선거리 4.3km 거리에 있는 빌딩 21층에 야외 스튜디오를 설치해 현장감을 더했다.


MBC는 회담이 12일을 넘어서 다음날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50여명의 인력을 현지에 투입했다. ‘뉴스데스크’의 박성호 앵커가 이날 아침부터 현지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뉴스특보 진행을 맡고, 김현경 북한전문기자가 출연해 회담의 의미와 전망 등을 알기 쉽게 분석했다. 특히 MBC가 회담 전부터 국내 최초로 선보인 ‘비주얼 동시통역’이 눈길을 끌었다. MBC측은 “영어로 전달되는 상황이 많은 정상회담인 점을 고려해, 목소리로 전달되는 동시통역을 넘어서 동시통역된 내용을 즉시 화면에 글자로 표시해주는 최신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SBS는 ‘2018 북미정상회담-평화를 그리다’를 주제로 12일 새벽부터 20시간 특별 생방송을 했다. 싱가포르 현지에는 4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SBS는 또 현지에 한미일 공동방송센터를 구축하고 미국의 NBC, 일본의 NTV와 함께 특별 생방송을 진행했다. 뉴미디어국에서도 비디오머그 취재팀 3명이 싱가포르 현지에 파견돼 11일부터 유튜브와 페이스북, 카카오TV 등을 통해 현장의 느낌을 날 것 그대로 전했다.



JTBC는 방송사들 중에 가장 먼저 싱가포르 현지에 특설 스튜디오를 차렸다. JTBC는 지난 10일 북미 두 정상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날부터 사흘간 싱가포르 현지에 마련한 스튜디오에서 특집 생방송을 진행했다. 10일 ‘특집 뉴스룸’은 손석희, 안나경 앵커의 진행으로 2시간40분 동안 진행됐는데, 시청률이 MBC ‘뉴스데스크’(2.7%)보다 높은 5.1%(TNMS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JTBC는 지난 11일 밤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깜짝 외출’한 소식이 알려지자 정규 방송 중이던 ‘냉장고를 부탁해’를 끊고 40분간 뉴스 특보를 진행했다.
신문사들도 디지털을 활용해 독자들의 관심 끌기에 나섰다. 중앙일보는 12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기자들의 라이브토크쇼를 진행했다. ‘김정은, 트럼프 그들의 속내를 까드립니다’라는 콘셉트로 기자들의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해설을 라이브 문자 중계 방식으로 선보였다. 안착히 중앙일보 글로벌협력팀장이 사회를 맡고 강찬호 논설위원,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등 국제·군사·통일 각 분야 전문 기자 6명이 참여했다.



조선일보가 온라인 콘텐츠로 선보인 ‘비주얼뉴스’도 눈길을 끌었다. ‘손짓, 몸짓, 표정 이 모든 것이 ‘메시지’’란 제목으로 트럼프와 김정은의 신체 조건과 취미 등을 소개하고 화법과 주요 발언 등을 비교해 음성 지원으로 생생함을 더했다.


경향신문은 ‘북핵, 세기의 담판’이란 제목으로 특집 페이지를 제작해 남북정상회담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이번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모든 기사와 전문가 기고, 인터뷰 등의 자료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경향은 12일자 신문 1면을 본문 없이 두 정상의 서명만 있는 ‘싱가포르 선언’으로 특별 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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