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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평양지국 1호 주인공 자격 있어”

연합뉴스, 언론학회와 공동 개최 ‘남북 언론 교류 활성화 방안’ 토론회서 주장

김고은 기자2018.06.07 18:54:25

한반도가 평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남북 언론 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평양지국 설치를 위한 언론계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국가기간 언론사인 KBS와 연합뉴스의 행보가 눈에 띈다. KBS는 지난달 30남북한 방송 교류와 협력을 주제로 열린 한국방송학회 토론회를 후원했고, 연합뉴스는 7일 한국언론학회와 공동으로 통일시대에 대비한 남북 언론 교류 활성화 방안 공동 토론회를 개최했다. 두 언론사가 토론회를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평양지국 설치.

 

연합뉴스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평양지국 설립 추진 경과를 상세히 설명하며 평양지국 1호의 주인공은 연합뉴스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를 준비한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 설립추진단의 이우탁 부단장은 발제자로 나서 연합뉴스는 뉴스통신진흥회법에 따라 남북간 교류 협력을 활성화하고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이바지하는 뉴스정보 제작이라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법적 근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단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통일외교안보 구상을 보면 남한 언론사들의 평양지국 개설과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의 서울지국 개설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조선중앙통신에 상응하는 조직이 남측에서는 연합뉴스라고 어렵지 않게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와 한국언론학회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통일시대에 대비한 남북 언론 교류 활성화 방안 공동 토론회’를 개최했다.

▲연합뉴스와 한국언론학회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통일시대에 대비한 남북 언론 교류 활성화 방안 공동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처럼 연합뉴스가 평양지국 설치에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에는 가장 오래, 많이준비해왔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연합뉴스는 지난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을 계기로 남북 언론 교류 가능성에 대비해 평양 주재원으로 김갑생, 고한성 기자를 내정 발령한 것을 시작으로 북한과의 교류를 꾸준히 타진하고 추진해 왔다. 200710월에는 연합뉴스 사장이 평양을 방문해 조선중앙통신 사장과 면담하면서 상호 특파원 교류 지국 개설 기사 직접 교환 인적 교류 확대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10여 년 간 남북 관계는 냉각기를 맞았고, 긴 기다림 끝에 올 초 한반도에 봄이 찾아왔다. 이에 연합뉴스는 지난 4월 통일언론연구소 설립추진단을 발족하면서 평양지국 개설을 최우선 과제로 뒀다.

 

이 부단장에 따르면 연합뉴스의 평양지국 개설 작업은 투트랙으로 이뤄지고 있다. 먼저 지난달 중순, 베이징에 있는 채널을 통해 2007년의 제안 내용 등을 포함한 공식 제안서를 연합뉴스 대표이사 사장 명의로 조선중앙통신에 보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통일전선부에도 같은 내용의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 부단장은 하루 만에 잘 접수됐다는 연락을 받았다아직 제안서 내용에 대한 회신은 없지만 접수됐다는 연락이 하루 만에 온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의미라고 말했다.

 

개별 접촉과 별개로 남북 당국간 채널을 이용한 제안과 협조도 병행하고 있다. 이 부단장은 언론 교류를 427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채택해달라는 제안서를 당국에 보냈고, 그 이후 고위급회담에 맞춰서도 보냈다. 아직 손에 잡히는 결과는 없지만 우리가 왜 그 일을 해야 하고, 왜 중요한지에 대해 여당과 정치권 등을 설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가급적 이 모멘텀을 살려 (평양지국 개설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북한의 올해 신년사를 자세히 분석해보니 99(북한 정권 수립일)을 상당히 의미 있는 이벤트로 설정하고 있는 것 같아서 99절 이전에 해보자고 우리 나름대로 타임테이블로 설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평양지국 개설을 왜 연합뉴스가 제일 먼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 이 같은 사실은 연합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이 부단장은 연합뉴스의 염원이 담긴 작업이라는 말로 간절함을 호소했다. 그는 지금 북한 체제에서 남한의 언론사가 진출한다면 어떤 매체가 가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국가기간통신사이고 뉴스 도매상인 연합뉴스가 가는 것이 그렇게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편파왜곡 보도 방지에 합의하는 등 그동안 노력해온 걸 봐서 우리에게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욱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왜 연합이 더 빨리 가야 하느냐다른 언론사가 가든 말든 상관할 문제가 아니고, 그것은 과거 동서독의 사례를 보며 북한 당국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회를 맡은 손영준 국민대 교수도 연합이 고민할 것은 더 퍼스트 미디어가 아닌 더 베스트 미디어’”라고 조언했다.

 

홍성철 경기대학교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와 더불어 평양에서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기사 생산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동독의 경우를 보면 개별 언론사와 동독 당국이 협의해 지국을 마련할 매체를 선정했다. 북한이라면 자신들에게 불리한 매체를 선택하지 않을텐데 우호적인 기사를 생산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평양에) 들어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준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또 연합이 평양에 진출할 경우 뉴스 도매상으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많은 언론사의 고민이 연합이 뉴스 소매상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건데, 연합이 남한 대표로 취재한 북한 뉴스가 네이버에 먼저 노출되거나 하면 또 다른 상업언론의 하나로서 연합이 들어가는 셈이 된다가급적 평양지국에서 생산한 북한 뉴스만큼은 기존의 도매상 역할을 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소매상으로도 유통하는 방식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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