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이사, 정치권 나눠 먹기식 추천 끝내야"

언론노조 '국회의 공영방송 이사 추천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 페이스북
  • 트위치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선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국회의 공영방송 이사 추천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열렸다.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선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국회의 공영방송 이사 추천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가 공영방송의 이사를 추천하는 방식은 옳은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주최한 긴급토론회에선 이 질문이 토론회의 중심이자 화두였다. 발제자를 비롯해 5명의 토론자들은 국회의 공영방송 이사 추천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이사 추천, 사장 선출 방식에서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며 무엇이 더 적합한 방식인지 논의했다.


발제자로 나선 박태순 박사(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는 “여론은 정치사회나 관료사회의 영역이 아니고 오히려 시민사회의 영역에 있다”며 “공영방송 당사자들과 사회 각 분야의 시민들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박사는 “공영방송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축소되고, 정체성이 시민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정치적 나눠 먹기식 이사추천 방식이 아니라 공영방송에 있어서 진정으로 필요한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추천하는 제도, 가치중립적이고 기능적 관점에서 이사를 인선하는 제도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여한 이경호 언론노조 KBS본부장도 이사회 구성 방식에 있어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영방송 추천 이사회를 구성해 독일식 평의회까진 아니더라도 각계각층의 이사 추천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2배수, 3배수를 추천 받아 추려낸 다음 시민자문단이 이 사람들을 평가해 최종적으로 추천해야 한다. 이 방식이 정당 추천에 의한 방식보다 훨씬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이사회에 이해당사자인 방송 노동자도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본부장은 “각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전문성 있는 인사를 반영하자는 게 제도의 취지라면 가장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방송 노동자가 이사회 구성에 참여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촛불혁명 정신에 가장 부합하다”며 “서울시 일부 공공기관은 이미 노동이사제를 도입했다. 공공기관보다 훨씬 정치적 독립성을 갖고 있는 지상파 방송이 노동이사제를 도입한다면 한국사회 전반의 방송개혁을 수반하는, 사회시스템 변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회가 스스로 이사 추천 권한을 내려놓기만 해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문제는 현 제도에 결함이 있는 게 아니라 국회가 제도를 지키지 않는다는 데 있다”며 “이사 추천 제도를 보면 국회 추천 권한이 명시돼 있지 않은데 국회가 월권을 행사하고 위법적 관행으로 이사를 추천하고 있다. 제도 개선이 되지 않더라도 국회가 공영방송 이사 추천 권한을 스스로 내려놓는 선언만 해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방통위가 구체적 이행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여야 추천 가릴 것 없이 정당 추천을 배제한다든가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보장하고 시민 참여를 보장한다는 식의 이행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영방송 사장 선출에 있어 시민의 참여를 강조한 토론자도 있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민언련 안을 유심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시민들이 토론을 통해 직접 사장을 뽑고 이사회는 그걸 승인하는 방식이다.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하고 전문성을 고려하는 방안도 있지만 직접 숙의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해 사장 후보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토론과 합의를 통해 사장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 이사이자 민언련 정책위원장인 김서중 교수도 “지난 KBS 사장 선출 때 시민자문단 제도를 적용해보니 참 좋았다”며 “1박2일로 충분히 시간을 둔다면 확실히 좋은 사장을 뽑을 수 있겠더라. 다만 이사 구성에 있어선 시민자문단 형식으로 추천해 뽑는 건 좀 더 세련된 방법이 필요할 듯하다. PD연합회나 방송기자연합회 같은 조직이 전문성과 대표성을 갖춘 이사를 추천해 1/3 이상의 완충지대를 갖는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