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사장 배우자 선거 출마…공정보도 훼손 우려"

  • 페이스북
  • 트위치

지역일간지 부산일보 안병길 사장의 배우자가 6·13지방선거에 정당공천을 받아 출마하면서 부산일보 구성원들과 시민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편집권 독립’과 ‘공정보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언론노조는 10일 성명을 내고 “안 사장 배우자의 자유한국당 시의원 후보 출마를 두고 안팎에서 부산일보의 공공성 훼손을 걱정하는 건 당연한 반응”이라며 “안병길 사장과 정수장학회(대주주)에 촉구한다. 부산일보 공정보도 훼손 논란의 당사자로서 책임을 다하라. 정수장학회는 이번 논란이 부산일보의 편집권 독립과 공정보도에 있어 심각한 사안임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부산일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보도 훼손에 대한 우려와 안 사장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부산일보사 로고.

▲부산일보사 로고.

앞서 부산일보 구성원들은 지난 3일 사장 배우자의 선거출마에 우려를 표했다. 하루 앞선 지난 2일 안병길 부산일보 사장의 부인 박문자씨는 6·13지방선거 해운대구 제1선거구 자유한국당 시의원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 박씨는 2012년, 2015년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가 여론조사 경선에서 떨어진 바 있다.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지부장 전대식)는 이날 성명에서 “박씨가 정치를 하든 유치원을 운영하든 부산일보 사원들이 알 바 아니다. 문제는 그의 배우자가 동남권 최대 신문사 대표이사 사장이라는 데 있다. 언론은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의 공약·정책을 유권자에게 알리고, 말이 안 되는 공약이나 문제 있는 후보를 비판·감시해야 한다. 이는 오로지 국민의 알권리와 사회정의를 위해 행사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정가와 언론계는 박씨의 출마를 ‘심판 부인이 경기장에 직접 뛰어든 꼴’이라고 희화화한다. 사장 배우자 출마로 왜 우리가 부끄러워 해야 하나”라며 “배우자 출마로 본보의 선거보도는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오해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안 사장은 지난 4일 사내 게시판에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만류에도 아내의 출마 뜻을 막을 수는 없었고, 가족과 임원 모두에게 부산일보의 공정보도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당부”하면서, “현실화되지 않은 걱정과 우려만으로 대외투쟁이나 정치쟁점화 하는 것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냉정한 판단과 행동을 당부드린다”고 노조의 성명에 답을 내놨다.


부산일보지부는 지난 8일 이에 대해 “듣고 싶은 말 대신, 하고 싶은 말만 한 격”이라고 평가하며 “공정보도 미명 아래 배우자 출마를 희석시키려는 사장의 의도가 개탄스럽다”고 했다. 이어 “아내 한 사람의 꿈을 위해 부산일보 구성원 270여명의 공정보도 의지가 왜 희생되고 의심받아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부산일보지부는 또 “사장이 입장문에서 지적한 ‘현실화되지 않은 걱정과 우려’는 속속 나오고 있다. 한국당 부산시당 내에서도 박씨 탓에 여성 의원 보도를 부산일보가 안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는 모양이다. 지역 언론계와 경찰 정보라인은 정보메모와 찌라시 등에 ‘부산일보=친(親)한국당 신문’ 프레임으로 입방아에 올리고 있다. 사장이 경고하는 ‘정치 쟁점화’의 배후는 따지고 보면 배우자 아닌가”라고 했다.


부산일보지부는 그러면서 “사장은 사원들을 설득하지 말고, 배우자에게 사퇴하라고 설득하라”면서 “‘냉정한 판단과 행동’을 부산일보 사원들이 아니라 사장과 배우자가 몸소 보여라”라고 전했다.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