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떼기' '불응', '인권침해' 주장까지...MBC 정상화위 조사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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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정상화위원회가 조사 대상자들의 불응 등으로 내부 감사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권과 유착해 보도를 묵인 축소하거나, 사내 직원들을 상대로 부당징계를 해온 지난 경영진과 간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에서다. 이들은 아예 위원회에 출석을 하지 않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등의 발언으로 조사를 피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능희 기획편성본부장은 출석에 불응하거나 출근기록도 없어 행방이 묘연한 이들도 있다고 토로했다.

 

MBC 사옥.

▲MBC 사옥.

MBC의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는 19일 정기이사회에서 정상화위원회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완기 방문진 이사는 정상화위원회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며 운을 뗐다. 특히 최근 “<안철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기사가 사실상 조작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해당 보도를 한 기자가 당시 취재원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에 주목했다.

 

해당 리포트는 지난 201210월 대선을 앞두고 <뉴스데스크><뉴스투데이>를 통해 방송됐다. 그런데 최근 정상화위원회는 해당 논문에 대해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는 취재원과 인터뷰이의 신원이 불분명한 반면 표절이 아니라고 밝힌 교수의 발언은 보도 내용에서 배제된 정황을 포착했다. 담당 기자는 첫 보도부터 김장겸 당시 정치부장이 주도했으며 부장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해 담당 기자가 기억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맨 처음 표절의혹을 제기했다는 취재원도 정체불명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장겸 전 사장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명예훼손에 무고죄 처벌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여당 추천 유기철 방문진 이사는 친일파가 자백하는 사람이 어딨겠나. 지난 일에 대한 반성 없이 왈가왈부할 자격없다정상화위원회는 합법적이고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반대세력의 음해가 있지만 신경쓰지 말고 시시비비를 가리고 진상규명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강욱 이사도 현재 나오고 있는 사실관계와 증거를 보면 (조사 대상자들이) 무턱대고 발 뻗고 우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야당 추천 이인철 이사는 정상화위원회가 비정상적인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 이사는 조사권도 없는 위원회가 (조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 등의 불이익을 주는 건 인사권 남용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최승호 사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권혁철 이사도 목적이 좋다고 해서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여당 추천 김경환 이사는 “(그렇게 계속 지적을 하면) ‘의도적으로 방해하려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다. 조사 결과에 대해 최종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진행하는 건마다 문제제기를 하면 발목잡기라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상균 이사장은 정상화 위원회에 대해서 보고를 우선 받는 방식으로 조율하겠다고 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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