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4주기' 보도 대폭 늘린 KBS, MBC

KBS "상처받은 세월호 희생자·유족에 사죄"
MBC "죄의식 갖고 원점부터 다시 다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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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로 상처를 받으셨던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거듭 사죄의 말씀 드립니다. 망가진 언론의 피해자는 국민이라고 하셨던 유가족의 말씀 잊지 않겠습니다.”(4월16일 KBS 뉴스9 클로징 中)


공영방송 KBS와 MBC가 ‘세월호 4주년’을 추모하는 특집 보도를 대폭 늘렸다. 16일 메인뉴스에서 관련 리포트를 KBS는 10개, MBC가 16개를 내놓은 것이다. 주요 방송사인 JTBC(7개), SBS(6개), 채널A(3개), MBN(3개), TV조선(1개) 등과 비교해 봐도 눈에 띈다. 그간 박근혜 정권 하에서 세월호 관련 보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공영방송이 경영진 교체 후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KBS는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주제로 14일부터 17일까지를 특별 추모기간으로 지정하고, 16일 ‘KBS 뉴스9’에서 관련 꼭지를 연이어 보도했다. <세월호 참사 4주기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오프닝으로 시작된 뉴스는 <세월호 참사 4년 만에 정부 첫 합동 영결 추도식> <“이제는 편히 쉬기를”...가슴 울린 눈물의 작별> <노란 리본의 희망...“세월호 철저한 진상 규명”> <4년 만에 세상 밖으로...눈물 속 진혼식> 등 총 10개 꼭지로 이어졌다.


리포트에는 세월호 침몰의 원인 규명과 함께, 구조에 실패한 해경 책임자들에 대한 재조사의 필요성도 담겼다. KBS는 <구조 실패한 해경 처벌은 단 1명…일부 간부는 승진>에서 “기관장들은 해경 해체로 퇴임하거나 크고 작은 징계를 받긴 했지만 법적 책임은 비껴갔다. 지휘선 상에 있던 일부 간부들은 오히려 직위가 올라갔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MBC도 이날 ‘뉴스데스크’에서 <세월호, 잊지 않겠습니다> 오프닝 영상을 시작으로 관련 꼭지를 16개 선정했다. 세월호 특별취재팀은 <검찰이 밝혔던 침몰 원인, 전제부터 잘못됐다> <판단 미룬 해양안전심판원...졸속결론 위해 동원?> 등의 단독 기사를 통해 “선체가 처음에 정확히 얼마나 기울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을 상정할 수 있는지, 초기 대처는 어떠했어야 하는지 중요한 질문들은 파묻혔다”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뉴스데스크는 지난 14일부터 세월호 선체가 거치돼 있는 목포 신항에서 생중계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구기도 했다. 현장을 방문한 박성호·손정은<사진> 앵커는 16일 클로징 멘트를 통해 “세월호 가족들은 참사로 1차 피해를 입었고, 언론의 왜곡 보도로 2차 피해를 입었다. 세월호 보도에 죄의식을 갖고 있는 저희들로서는 원점에서 다시 이 사안을 다루고자 한다”며 반성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양승동 KBS 사장과 최승호 MBC 사장은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린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식 행보가 아닌 조용히 추모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취임 후 분향소를 찾아 그간의 보도 참사를 사죄하고, ‘공영방송 정상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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