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외면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답해 달라"

KBS 계약직협회·전국기자협회도 게시판에 글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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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KBS는 일반 시민과 KBS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KBS 사장 후보자에게 던질 질문을 받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KBS는 일반 시민과 KBS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KBS 사장 후보자에게 던질 질문을 받고 있다.

“간단하게 두 가지만 묻겠습니다. 현재의 KBS가 공영방송다운 공영방송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왜 이 나라의 공영방송은 KBS여야 합니까?” “KBS가 시청자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새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KBS가 시민과 KBS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새 사장 후보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KBS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장 후보자에 대한 질문들은 녹록지 않았다. 후보자가 과연 KBS를 잘 이끌어갈 자질이 있는지를 여러 각도에서 점검하는 질문이었다. 특히 대부분의 질문이 사장 심사기준인 △공영방송에 대한 철학과 비전 △KBS 정상화 방안 △KBS 미래 전략 △시청자 권익 확대 방안 등과 궤를 같이 해 새로운 사장이 KBS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가장 많은 질문과 의견은 정치적 독립과 공정방송 실현방안에서 나왔다. 엄상원씨는 “KBS는 국민의 방송이 맞다. 그렇다면 정관계에 이끌려 다니는 방송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며 “그러기 위해 KBS가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물었다. 손지명씨는 “새 사장이 KBS가 현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하지 않고 공영적, 중도적, 통합적인 방송을 견지해나간다는 약속을 임기 끝까지 지켜줘야 한다”며 “사장 취임사에 이 내용을 넣고 정권에서 자유로운 공영방송이 되어야 한다”고 부탁했다. 남경래씨도 “정치적 중립성과 시청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선출돼 공영방송이 다시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아가는 데 큰 힘이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KBS의 정상화 방안을 묻는 질문도 많았다. 김찬현씨는 “2008년 이후 ‘시사투나잇’ ‘시사360’ ‘미디어포커스’ 등 많은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폐지됐다”며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사라지면서 KBS의 위상이 추락했는데 시사교양 프로그램 확대, 강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고현석씨도 “공영방송답게 프로그램 담당자들에게 자율적인 편성권을 최대한 보장해 주었으면 한다”며 이와 관련한 후보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비정규직 개선 방안에 대한 질문 역시 상당수였다. 홍성현씨는 “현재 KBS는 정규직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는 연봉계약직들에 대해 무기계약직으로 이름만 바꾸었을 뿐 평균 임금이 정규직 대비 40%에 못 미치는 부당 차별을 지속하고 있다”며 “심지어 무기계약직 중에서는 최저 임금만을 받고 있는 이들도 다수 존재하고 있다. 후보자께서는 사내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썼다. KBS 계약직협회에서도 “현 정부의 양질의 일자리와 관련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동일 근속연수 동종유사업무 일반직 평균 임금과 큰 차이가 나지 않도록 적정한 수준에서 비정규직 임금 조정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후보자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미디어 환경 변화와 지역방송 활성화 등 KBS의 미래 전략을 묻는 질문도 많았다. 예다밍씨는 “KBS 준 시청층의 연령이 30~50대로 높은 편”이라며 “저희 20대 청년층을 더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고, 홍성민씨는 “가짜뉴스를 방지하고자 JTBC, SBS, MBC는 팩트체크를 도입했는데 팩트체크 도입에 대한 사장 후보의 의견을 여쭤보고 싶다”고 했다.


윤형혁씨는 사장 후보의 지역방송에 대한 철학을 물었다. 윤씨는 “지역방송의 주된 역할은 무엇이며 현재 KBS 지역방송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느냐”면서 “만약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있는지, 그 방안을 지역방송 책임자 임명방식과 지역 인력선발 및 제작비 할당 측면에서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KBS 전국기자협회와 전국촬영기자협회에서도 따로 글을 올려 △지역보도국 인력 정수 재산정 △지역방송 담당 부사장 신설 △지역총국장과 지역 보도국장에 대한 임면동의제 등에 대한 후보자의 의견을 물었다.


시청자 권익과 관련한 질문 역시 빠지지 않았다. 이유경씨는 “KBS 노조에서 장기간 파업을 이어갔지만 시민 대다수는 놀라울 정도로 파업에 관심이 없었다. KBS 구성원들의 노력보다 정우성의 한 마디가 더 빛을 발했다는 건 KBS를 향한 시민의 기대 그리고 현실을 처절히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며 “시청자들에게 KBS가 외면 받는 이유, 그리고 그걸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형식적이지 않은 구체적인 답변을 부탁드린다”고 썼다.


한편 KBS 홈페이지에 개설된 ‘후보자에게 묻습니다’ 페이지에는 이날까지 5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정리돼 오는 24일 열리는 시민자문단 정책발표회에 반영될 예정이다. 150명으로 꾸려지는 시민자문단은 후보자 정책발표회에서 질의응답과 평가를 하며 이들의 의견이 사장 후보자 최종 선정에 40%의 비율로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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