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파업 열기 뜨거워…아이들 손잡고 집회 참가

이정미 정의당 대표 "최남수 사퇴 요구 상식적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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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YTN 구성원들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치러지는 9일 서울 상암 YTN 사옥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다. 취재인력들이 파업에 참가한 상황에서 YTN 뉴스는 비조합원인 간부들과 프리랜서, 계약직 직원들이 제작하고 있다. YTN 사옥 벽면에 설치된 화면에 프리랜서 앵커가 기자를 대신해 중계하는 장면이 보인다. (김달아 기자)

▲최남수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YTN 구성원들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치러지는 9일 서울 상암 YTN 사옥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다. 취재인력들이 파업에 참가한 상황에서 YTN 뉴스는 비조합원인 간부들과 프리랜서, 계약직 직원들이 제작하고 있다. YTN 사옥 벽면에 설치된 화면에 프리랜서 앵커가 기자를 대신해 중계하는 장면이 보인다. (김달아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9일. 전세계 취재진의 열기가 평창을 달구고 있지만 보도채널 YTN 구성원들은 서울 YTN사옥 로비의 차가운 바닥에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노사합의 파기 등으로 논란이 된 최남수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지난 1일부터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파업 9일차 오전 집회에 참석한 YTN 노조 조합원들은 평창올림픽을 취재할 수 없는 상황에 안타까워하면서도 강한 투쟁 의지를 보였다. 매일 상경해 집회에 나서는 지역국 기자들이 있었고 자녀와 함께 나온 조합원들도 눈에 띄었다. 권준기 노조 사무국장은 "특히 평창올림픽 취재를 열심히 준비하고 기대해왔던 스포츠부와 통일외교부, 강릉지국, 춘천지국 조합원들은 공허한 마음마저 들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흔들림 없이 대오를 유지하면서 같이 나아가자"고 말했다.


박진수 노조위원장도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걱정이 있겠지만 YTN에서 해결해야 할 더 큰 일이 있기 때문에 모두 여기 앉아있는 것 아닌가"라며 "밖에서 명함 돌리기밖에 할 수 없는 사장이 YTN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나. 사장 자격 없는 최남수는 반드시 나간다. 대주주(마사회, 한전KDN, 인삼공사 등 공기업)가 분명한 책임과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9일 YTN 파업 9일차 집회에서 발언하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달아 기자)

▲9일 YTN 파업 9일차 집회에서 발언하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달아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파업 집회 현장을 찾아 힘을 보탰다. 이 대표는 "최 사장은 YTN 노조 조합원들이 '가죽을 벗기는 각오로 혁신하고 거듭나라'면서 준 기회(노사 합의)를 제 발로 걷어찼다. 사장 자격이 없다는 걸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며 "공정방송을 바라는 많은 분이 최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권이 교체되고 MBC와 KBS가 (파업을 끝내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2008년 공정방송 투쟁의 포문을 열었던 YTN이 마무리 투수가 되도록 최 사장이 버티고 있는 듯하다"며 "이 투쟁의 승리를 확신한다.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함께 자리한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최 사장은 더 이상 YTN을 이끌 수 없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언론장악과 정상화의 책임을 헷갈리지 말라는 요청을 했다. 기준을 잡지 않으면 언론적폐 청산은 완성되지 않는다"며 "최남수뿐 아니라 사장을 둘러싼 적폐세력이 버티고 있다. 가장 옆에서 힘차게 싸우겠다"고 했다.


9일 YTN 9일차 파업 집회에 참여한 노조 조합원들. 한 조합원이 자녀와 함께 참석했다. (김달아 기자)

▲9일 YTN 9일차 파업 집회에 참여한 노조 조합원들. 한 조합원이 자녀와 함께 참석했다. (김달아 기자)


집회 중간에 발언 기회를 얻은 신호 기자는 파업 과정에서 사측이 보인 행태를 지적했다. 지난 2일 사장실 앞에서 노조 조합원들과 최 사장이 4시간 동안 대치한 상황을 두고 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집단린치' '테러' 등으로 비난했다.


신 기자는 "당시 현장에서 최 사장은 한 시민이 '최남수 퇴진'에 힘을 보탠다며 노조에 보내온 아이스크림을 우리와 함께 먹었다. 또 조합원들에게 저녁을 시키라며 자신이 계산하겠다고도 했었다"며 "그때 같은 층에 있던 김호성 상무와 류제웅 기획조정실장은 4시간 동안 한 번도 나와보지 않았다. 최 사장의 위치를 보여주는 일 아닌가. 그 뒤에 나온 사측 성명이 '감금' '린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기자는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날인데 일 못 하고 여기 앉아있다. 다들 방송 보면서 착잡한 마음일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가 벌이고 있는 이 싸움은 YTN의 현재, 미래를 위한 것이다. 올림픽 끝나기 전에 최남수 몰아내고 더 큰 미래를 위해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YTN 뉴스는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간부들과 프리랜서, 계약직 직원들이 제작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특집방송도 마찬가지다. 프리랜서 앵커들이 올림픽 경기가 치러지는 평창과 강릉 등지에서 기자를 대신해 중계방송을 하고 있다. 한 YTN 기자는 "이들이 기자처럼 중계하는 모습이 위태롭다"며 "YTN이 이런 모습으로 비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노조는 YTN 사장 자격으로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최 사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노조는 8일 발표한 성명에서 "회사에는 출근조차 못 하는 '바지사장'이 사태 수습에 손을 놓은 채 외부에서 달콤한 열매만 따 먹으려는 꼴이 우리의 분노를 자아낸다"고 했다.


이어 노조는 "YTN 구성원들은 지금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국민들께 올림픽 소식을 전하고 싶다. 그러나 최남수가 있는 한 올림픽 보도보다 더 중요한 방송의 공영성을 지킬 수 없기에 눈물로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며 "올림픽 보도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최남수가 평창에서 사장놀음을 하는 것도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측 관계자는 "국가적이고 세계적인 행사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를 파업과 연계해서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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