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 '승자의 저주' 될까

매출 내리막.경비절감 한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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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매출을 떠받치는 광고·협찬 등이 뒷걸음질 치거나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면서 언론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위해선 매출 성장도 동반돼야 하지만, 대부분 신문사들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문사 매출은 2000년대 초반 고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으며 최근엔 마른수건 짜듯이 경비절감 등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그 역시 한계점에 봉착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게 언론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그동안 비미디어 사업에 대한 경험이 거의 전무한 데다 신규 투자마저 인색하다는 점이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언론사들이 신규 사업을 모색할 때 직접 투자보다는 돈이 안 드는 현물 투자에만 관심이 있다 보니 성과가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무턱대고 투자했다 실패할 경우 그 부담이 회사의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리스크를 떠안지 않고선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을 수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규 광고주 발굴이나 새로운 광고 플랫폼 찾기에 주요 신문사들이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한국경제는 지난해 잠실야구장 옥외광고 사업권을 공개 입찰을 통해 따 낸 데 이어 지난달부터 서울 시내버스 외부광고 사업에도 진출했다. 연합뉴스도 지하철 1~4호 내 옥외광고를 디지털화하는 사업에 참여했다. 앞서 동아일보는 지난해 인천공항 내부광고 입찰에서 재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2017년 광고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옥외광고 시장은 201311928억원, 201415104억원, 201516531억원, 201617933억원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광고시장과 더불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신문 광고와 겹치기 때문에 자기잠식효과를 간과할 수 없다.

 

국민일보 서울신문 등도 버스나 지하철 등의 광고 사업에 손 됐다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철수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업의 경우 계약기간이 끝났을 때 다른 경쟁자들과 동일선상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데 방어하는 입장에선 이전보다 높은 입찰가를 써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반면 광고시장이 그만큼 더 커질 것이냐에 대해선 장담하기 어렵다. 자칫 옥외광고 플랫폼 사업자의 배만 불리는 등 승자의 저주(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과도한 비용을 치르면서 승리했지만 이 때문에 위험에 빠지거나 후유증을 겪는 것)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광고주들이 광고매체로써 신문에 느끼는 매력이 떨어진 데다 기업들이 오너 리스크를 대비해 광고를 집행하는 보험성 광고에 대한 의식마저 약해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사내벤처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사업의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비미디어사업 등이 언론을 떠받쳐줘야 한다는 것. 예컨대 헤럴드경제는 올해 미디어사업의 매출 목표는 600억원대인 반면 올가니카 등 비미디어사업은 이보다 배 이상 많은 14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종합일간지 사장은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고 싶어도 진입장벽 탓에 쉽지 않다지난해 흑자를 낸 JTBC를 볼 때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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