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는 이제 그만...'솔루션' 통한 세상의 변화 기대합니다

[디지털 신사유람단] ③한경닷컴 '뉴스래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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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계 사람들이라면 어떤 콘텐츠가 어디 플랫폼에서 잘 팔릴지, 장사되는 게 뭔지 알아요. 그런데 그런 일회용 기사가 과연 좋은 콘텐츠일까요? 우리는 단순히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됐다는데 의미를 두진 않아요. 어떻게 하면 이 기사로 하여금 독자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솔루션저널리즘을 제시하는 게 뉴스래빗의 방향성입니다.”


한경닷컴 뉴스래빗팀이 지난 11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디지털언론이 나아가야하는 방향으로 ‘솔루션저널리즘’을 제시했다. 오른쪽 위부터 김민성 팀장, 이재근 에디터, 신용현 에디터, 강종구 에디터.(시계반대 방향으로)

▲한경닷컴 뉴스래빗팀이 지난 11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디지털언론이 나아가야하는 방향으로 ‘솔루션저널리즘’을 제시했다. 오른쪽 위부터 김민성 팀장, 이재근 에디터, 신용현 에디터, 강종구 에디터.(시계반대 방향으로)

뉴스래빗은 좋아요에 연연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에 매몰되면 본질이 흐트러진단 이유에서다. 이들이 말하는 본질은 저널리즘에 부합하는 콘텐츠’, ‘독자가 오래도록 저장해서 볼만한 질 좋은 콘텐츠. 디지털 환경을 집어삼키고 있는 네이버와 페북을 벗어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현실 속에서 이들은 어떻게 실험 정신을 유지하고 있을까. 기자협회보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뉴스래빗팀을 만나 콘텐츠 제작 방향과 우리 언론이 나아가야할 길에 대해 물었다.


네이버나 페이스북이 아니라 자체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게 목표에요.” 김민성 뉴스래빗 팀장은 "이쪽 업계는 랩 간판을 걸어놓고 초반에는 실험적인 콘텐츠를 고민하다 결국은 좋아요나 클릭수에 매달리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우리는 사진과 텍스트, 하이퍼텍스트, 360도 영상 등을 융합해 형식과 스토리텔링 요소를 체계화하고 있고, 이를 자체플랫폼에 입체적으로 앉히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비디오랩, 데이터랩, 비주얼랩, 스토리랩 등으로 꾸려진 한경닷컴 뉴스래빗 홈페이지.

▲비디오랩, 데이터랩, 비주얼랩, 스토리랩 등으로 꾸려진 한경닷컴 뉴스래빗 홈페이지.

뉴스래빗은 직함부터 독특하다. 팀장을 포함해 총 4명의 직원들은 비주얼에디터와 데이터에디터, 스토리에디터와 같이 다소 생소한 이름을 달고 활동한다. 지난 9월 시즌2로 개편된 홈페이지도 이에 맞춰 비디오랩’ ‘데이터랩’ ‘비주얼랩’ ‘스토리랩으로 탈바꿈했다. 비주얼랩의 <청년표류기> 코너는 혼밥과 혼술, 젊꼰(젊은 꼰대), 청년 탈모, 택배 임금 체불 등의 아이템으로 입소문이 타며 뉴스래빗의 대표 콘텐츠로 꼽힌다.


미디어나 새로운 것에 관심 많은 사람들, 청년들의 시선에서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이 많죠. 단순히 기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문제의식과 실태를 전달해서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게 목표에요. 경제지 방향과 다소 다른 흐름이더라도 독자들과 호흡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거죠. ‘발로 직접 뛰고 땀내 나는 기사네’ ‘정말 좋은 기사라는 댓글을 볼 때면 이런 게 저널리즘의 기본이라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이재근 비주얼에디터)


데이터랩 콘텐츠도 남다르다. 텍스트를 기반으로 중간에 이해를 돕기 위해 데이터를 삽입해왔던 기존의 데이터저널리즘과는 달리, 뉴스래빗에서는 데이터가 수단이 아니라 주체다. 데이터에서 뉴스가 될 만한 게 나와야 기사를 낸단 얘기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문을 분석한 콘텐츠도 이런 방식으로 제작됐다. 단순히 국민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왔다는 데에 의미를 두는 게 아니라, 맥락과 상황을 고려해 대통령이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도출해내는 방법이다.


강종구 데이터에디터는 대통령의 신년사 키워드를 분석하니 삶과 평화, 일자리, 한반도, 촛불, 혁신6가지로 요약됐다. 만약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의미있는 값이 나오지 않았으면 기사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에디터는 데이터를 분석하다보면 기관들이 정책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고, 잘못된 점은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불편하겠지만 데이터를 통해 인식을 바꿔주고 싶다고 전했다.


선행 연구하는 팀이 돈을 벌어오는 목표로 바뀌면 더 이상 실험 조직이 될 수 없어요. 단순히 1등이냐 2등이냐를 따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새로운 기술력과 콘텐츠를 탄탄하게 쌓고 있는지를 평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민성 팀장은 저희라도 저널리즘에 발을 붙이고 있어야 과거 문화들이 바뀔 수 있지 않겠나가치나 존재이유에 대한 철학은 변함이 없다. 얼마나 전문적으로 더 깊게 팔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장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냥 하는 거지 머하잖아요. 저희도 그게 답이라고 봅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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