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뉴스 무단 편집 비판에 AI 내세워

'포털뉴스 이대로 좋은가' 공개토의
내년 상반기 모바일 메인 뉴스 개편
각계 인사 AI 배열 뉴스 검증 참여
언론계 "공정성 시비 근본 대책 아냐"

  • 페이스북
  • 트위치

“사람이 개입하고 있는 20%의 영역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인공지능(AI)과 사용자 설정 영역으로 바꾸고 있다. 사람이 개입하고 있는 영역도 자동화하기 위해 여러 실험을 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포털뉴스 이대로 좋은가’ 공개토의에서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지식정보서포트부문 전무는 네이버 모바일 메인 뉴스의 개선 방향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무는 “현재 내부 편집과 채널, AiRS 추천, 랭킹으로 구성되는 모바일 메인 뉴스를 AI 헤드라인과 채널, AiRS 추천, 랭킹, 구독으로 바꿀 것”이라며 “AI 헤드라인의 경우 자동화 기반의 ‘주요 뉴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는 사용자가 채널에서 선택한 매체를 대상으로 기사 풀을 구성, 알고리즘을 적용해 보여주는 뉴스를 의미한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포털뉴스 이대로 좋은가’ 공개토의가 열렸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지식정보서포트부문 전무는 이 자리에 참석해 네이버 모바일 메인 뉴스 배열을 AI 100%로 바꾸는 방침을 설명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포털뉴스 이대로 좋은가’ 공개토의가 열렸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지식정보서포트부문 전무는 이 자리에 참석해 네이버 모바일 메인 뉴스 배열을 AI 100%로 바꾸는 방침을 설명했다.

유 전무는 “지난 10월17일부터 43개 언론사가 채널에 들어와 자사의 중요 뉴스 5개를 지정해 직접 편집하고 있다”며 “이용자가 매체를 선택하면 직접 언론사가 편집한 기사를 볼 수 있고, 언론사 순서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사용자의 채널 누적 설정 수는 두 달 만에 100만건을 돌파했다. 이용자들은 평균 5.3개의 채널을 설정하는 한편 성향이 유사한 매체 또는 방송, 통신, 경제 등 동일 카테고리 내의 매체를 주로 설정했다. 유 전무는 “네이버가 직접 기사를 배열하지 않고 기술 기반, 외부 전문가 기반 편집 영역을 확대해나가는 것”이라며 “채널 서비스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의 뉴스 유통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무는 공개토의에서 AiRS 추천 뉴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전무는 “상반기에 AiRS를 선보였는데 이 서비스는 개인 콘텐츠 소비 패턴을 분석해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본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이라며 “로직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구독과 관련해서도 “기자 페이지와 연재, 신문지면 1면 기사 등 이용자가 구독한 기사를 메인에서 ‘바로보기’ 하는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알고리즘 100%가 맞느냐’ ‘사람이 하든 알고리즘이 하든 여러 문제가 있다’ ‘알고리즘이 100% 중립적일 수 없다’는 문제제기에 대해선 겸허히 받아들이고 공개적으로 알고리즘을 검증할 방향을 고민 중”이라며 “내부 조직개편과 외부 검증위원회 구성 등 뉴스 혁신을 위한 조직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CEO 직속 운영혁신프로젝트 산하에 뉴스배열혁신 TF, 뉴스알고리즘혁신 TF, 실시간급상승검색어혁신 TF를 꾸렸다”면서 “또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과 관련해선 공론화 포럼, 검증위 등을 꾸려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AI 헤드라인이나 AiRS의 경우 알고리즘 검증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와 관련 “TF는 내부 직원 수십 명 규모로 꾸려졌다”며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모바일 메인뉴스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공론화 포럼, 검증위의 경우 내년 1월부터 구성이 진행된다”며 “이용자 대표를 모집하는 게 우선이고 이들이 선정되면 준비 모임을 거쳐 학계나 정계 등 추천위원들로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 편집과 관련한 끊이지 않는 공정성 시비에 네이버가 AI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지만 언론계에선 이런 방식이 근본적인 해결책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철 CBS 디지털미디어센터 1CP 부장은 “지금도 사실상 알고리즘이 메인 뉴스를 편집하고 있다. 그렇다고 문제가 안 생기느냐”면서 “오히려 앞으로 뉴스 배열과 관련해 문제가 생기면 포털은 모두 알고리즘 탓으로 돌릴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의미는 있다”면서 “공론화 포럼이나 검증위에 언론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공정성 논의와 관련해 주객이 전도됐다는 시각도 있다. 경제지 한 디지털 부문 관계자는 “뉴스 공급의 주도권과 사회적 책임 모두 언론사가 가져야 하는데 이번 논의를 보면 언론사는 쏙 빠져 있다”면서 “게다가 알고리즘 관련해서도 네이버가 하는 얘기는 결론뿐, 언제나 과정이 두루뭉술하다. 언론사는 그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채널을 통해 언론사가 직접 기사를 편집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언론사에 도움이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아웃링크가 아닌 마당에 하루 종일 우리 기사가 메인에 걸려도 아무 이득도 안 된다”면서 “채널만이라도 아웃링크로 빼달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정성 논의는 네이버에게 그저 정치적으로 중요한 이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